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89>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은 스승인 모리 슈워츠 교수와 매주 화요일에 만나 얘기를 나눴다. 스포츠 신문기자로 바쁘게 살았던 그는 졸업 후 20년 만에 스승과 재회했는데, 안타깝게도 슈워츠 교수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었다. 죽음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지만 슈워츠 교수는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일상에 지쳐 있던 제자가 삶과 죽음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북돋아줬다. 슈워츠 교수는 앨봄의 인생을 변화시킨 멘토였다.
‘멘토’라는 단어는 스승, 조언자라는 의미로 쓰인다. 그리스의 고대 서사시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Mentor)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오디세우스 왕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가장 믿을 만한 친구였던 멘토에게 사랑하는 아들을 돌봐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멘토는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10여년 동안 오디세우스의 아들을 스승처럼, 아버지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돌봤다. 이후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인생의 조언자, 믿고 따를 수 있는 스승을 의미하게 됐다.
당신에겐 이렇게 인생의 지혜를 나누고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멘토가 있는가. 필 渼?미국의 모 대학에 교수로 재직 중인 은사님이 멘토다.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그 분은 남다른 혜안으로 무엇을 우선 생각해야 할지 조언해 준다.
그런 60대 은사님께도 3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멘토가 있다. 아흔을 훌쩍 넘긴 머피 신부님이다. 진심을 담아 조언해 주는 신부님은 지금까지도 필자의 은사를 청년 대하듯 한다고 한다.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인생을 이끌어 주는 멘토 한 명 정도는 꼭 필요하다. 살다 보면 좌절할 때도,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도 있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먼저 시행착오를 겪은 사람이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둠 속 등불이 돼 준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방황하는 청소년들,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젊은이들,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40·50대, 은퇴 후 인생의 행로를 고민하는 고령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최소한 한 사람의 멘토가 있다면 힘든 역경이라도 현명하게 극복해 내는 든든한 밑천이 될 수 있다. 잊고 지냈다면 오랜만에 은사님을 찾아뵙는 건 어떨까. 멘토가 없다면 반대로 나보다 젊은 친구들의 멘토가 돼 주는 것도 좋겠다.
박지숭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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