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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그리스에 쏠린 눈…'구제금융' 협상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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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경 기자 ]

설 연휴를 이틀 앞둔 국내 증시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뚜렷한 상승 모멘텀(동력)이 없는 터라 대외 이벤트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그리스 협상이 끝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그리스 vs 독일 '힘겨루기'…은행 뱅크런 우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리스의 구제금융 재협상을 논의하는 유로존 재무장관회담이 현지시간으로 이날 열릴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17일 오전께 회의 윤곽이 드러난다.

앞서 지난 11일 진행된 긴급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와 유로존의 협상이 시작됐지만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그리스 국가채무 중 약 20%에 해당하는 635억 유로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은 기존 긴축 틀 안에서 구제금융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그리스 새 정부는 구제금융이 아닌 새로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체결해야 한다며 독일 등과 팽팽한 힘겨루기 중이다.

투자업계에서는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이달말로 종료되는만큼 이번 재무장관회담에서도 협상이 불발될 경우 금융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정부의 새로운 안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 등이 기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수정 제안 수용에 대해서도 완고해 전격적으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합의 도출에 실패하게 되면 그리스 은행권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그렉시트를 촉발하는 경로가 될 것"이라며 "그렉시트를 우려한 그리스 예금자들의 유로화 인출이 이미 일간 2~3억 유로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ECB가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규모를 650억 유로로 확대한 것도 협상 기간 동안 뱅크런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합의 도출에 끝내 실패 시 뱅크런은 급속히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그리스 변수 해결 시 유럽 경제 호전…국내도 호재

투자업계 한편에서는 과정 상의 진통이 있더라도 최종적으로는 그리스와 유로존이 각자 요구조건을 받아들여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채무상환만기 연장 또는 대출금리 인하를 통해 그리스가 긴축조건을 받아들이고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하거나, 유로존이 그리스가 제시한 신규 채무조정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도출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있었던 EU정상회담에서 독일과 그리스가 구제금융 지속을 위한 교섭을 두고 의견 조율에 진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재무장관 회담을 기점으로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해결 실마리가 뚜렷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만약 시장이 기대하는 원활한 협상 결과가 도출되지 않더라도 그렉시트로 직행할 가능성은 낮다"며 "그리스 문제는 '해결'과 '불안'이 상존하는 상황이 연장되는 중립적 변수로 남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리스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변수 등 정치적 리스크가 해결된다면 유럽 경제 상황은 빠르게 호전돼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유럽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대체로 양호했다"며 "ECB의 통화정책과 유가 하락, 유로화 약세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치적 리스크만 해결된다면 유럽 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질 수 있다"며 "유럽 경기 상황이 나아지면 5개월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유럽 수출 경기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리스 구제금융 관련 이슈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단기 수급 방향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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