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ICT 업계, 미래 먹거리로 '스마트카' 사냥
기술 협력서 상대 진영 전문가 영입으로 진화
[ 최유리/김근희 기자 ] ICT(정보통신기술)와 자동차 업계 사이에 영역을 파괴한 인재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ICT를 입은 '스마트카'를 내세우면서 상대 진영의 전문가에 눈독을 들인 결과다. 과거 자동차와 ICT 업계가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손을 잡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모습이다.
◆ 이통사 탈(脫)통신 바람…자동차 전문가 영입 나서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내달 6일 열리는 제 19기 주주총회에서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교수(사진)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선우 교수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뒤 1993년 한양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2009년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에 이어 지난해에는 미래 성장동력 스마트 자동차 추진단장을 역임했다. 현재 세계전기자동차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등 미래자동차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LG유플러스가 선우명호 교수를 점찍은 것은 스마트카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 시장의 포화와 규제 이슈로 성장성이 줄어들면서 탈통신 분야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5 국제가전박람회(CES)에 참석해 스마트카 산업에 관심을 보였다. 현대자동차, 벤츠, BMW 등 부스를 직접 둘러보고 자동차와 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결합된 스마트카 기술 동향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홈 사물통신(IoT), 스마트카 등 융합 분야가 확대되면서 통신 디바이스가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빠른 네트워크, 인공 지능을 갖춘 클라우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통신과 자동차 업계의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각각 현대·기아차와 손잡고 텔레매틱스 기술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텔레매틱스는 자동차 안에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스마트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카는 자동차뿐 아니라 통신, 전자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영역을 뛰어넘은 전문가 영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현대·기아차, 스마트카 개발 주력…'IT에서 온 그대'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업계도 'ICT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삼성전자 출신의 김재범 사장과 황승호 부사장을 각각 현대오트론 최고책임자(사장), 현대차 차량 IT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김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출신으로 스마트카 개발에 필요한 차량용 전장 부품 및 반도체 개발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승호 부사장은 현대차 '블루링크'와 기아차 '유보' 등 텔레매틱스 개발과 서비스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전임 차량 IT서비스사업부장이었던 곽우영 부사장 역시 LG전자 전자기술원장 출신의 IT 전문가였다. 곽 부사장은 황 부사장이 오면서 연구개발본부의 차량IT개발센터만 맡게 됐다.
이관계자는 "최근 스마트카나 연비 향상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기술 개발이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며 "이를 위해 IT 및 스마트카 전문가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는 등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최유리/김근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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