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의 전 최고경영자(CEO)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이는 금융권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두 달 가까운 논의를 거쳐 지난 13일 선정한 최종 사외이사 후보 7명에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역사 상 경쟁회사의 전직 CEO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최 전 사장은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 사무관으로 재직했다. 그러나 이를 그만두고 1982년 신한은행 창립에 합류했다.
이후 국제부장, 뉴욕지점장, 종합기획부장 등을 거쳐 1999년 신한은행 부행장, 2001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03년 신한금융지주 사장에 올랐다.
KB금융이 경쟁사 전 CEO를 영입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선 매우 '파격적인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동시에 KB금융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시도라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2007년 은행권 사상 최대의 이익인 2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2000년대 후반까지 명실상부한 '리딩뱅크'의 위상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신한은행에 밀려나기 시작해, 지난해 2조원클럽에 재입성한 신한에 비해 크게 뒤쳐진 성적표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취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리딩뱅크 탈환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강조해왔다.
최근 한 워크숍에 참석한 윤 회장은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땅에 입성하기까지 40년의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지금 당장 우리가 그땅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후배들이 빛을 볼수 있도록 국민은행이 달성을 위한 전환점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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