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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신혼여행] "돈보다 평생의 추억"…365일 세계일주 허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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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고, 자전거 타고, 와인 맛보고…
직장·사회생활보다 '둘만의 여행' 택해
"장기 여행族 앞으로 더 늘어날 것"



[ 양병훈 기자 ]
김준기(33)·조연욱(33) 씨 부부는 2013년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21개국 주요 명소를 다녀오는 7개월간의 세계 일주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명소에 도착할 때마다 가져간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결혼 전 배낭여행을 하며 ‘그냥 봐도 아름다운데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라고 생각한 게 세계 일주 신혼여행을 계획한 배경이 됐다. 조씨는 “둘만의 추억을 많이 만들다 보니 귀국 후 부부간 다툼이 있어도 금세 풀어진다”며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았지만 그보다 몇 배 값진 기쁨을 얻었다”고 말했다.

신동민(35)·박미영(30) 씨 부부도 2012년 신혼여행으로 호주, 뉴질랜드, 태국, 핀란드, 스웨덴 등 13개국을 100여일 동안 돌아다녔다. 여행을 좋아한 남편의 제안으로 연애시절 ‘결혼하면 세계 일주를 하자’고 약속했던 터였다. 배낭여행으로 힘든 일이 많았고 다투기도 했지만 오히려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고 맞춰가는 계기가 됐다. 신씨는 “둘 다 직장까지 그만뒀지만 지금 아니면 못할 여행이라는 생각에 과감히 도전했다”고 말했다.

가치관 변화와 인터넷 발달이 한몫

전문가들은 ‘장기 허니문족’이 늘어난 배경으로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와 경제성장, 인터넷 발달 등을 꼽았다. 과거에는 집안일보다 바깥일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강해 직장을 그만두고 부부가 여행을 다니는 건 은퇴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가정생활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층이 늘면서 이런 양상에 변화가 생겼다. 박부진 명지대 아동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세상과 관계를 맺는 데 과감하고, 필요하면 여행을 위해 일을 버리기도 한다”며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족해진 경제상황 덕에 원하는 기간과 장소에 신혼여행을 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여행 자체를 삶의 목표로 삼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여행과 일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여권이나 해외비자 발급이 수월해진 영향도 있어 ‘장기 해외여행족’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특정 대륙만 가는 선택형 여행도

여건상 세계 일주를 하기 어려운 부부는 특정 대륙 일주를 하기도 한다. 허명(31)·곽지혜(29) 씨 부부는 2013년 신혼여행으로 4개월간의 아프리카 대륙 일주를 다녀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여행을 시작해 모잠비크, 스와질란드, 레소토 등 이름도 생소한 아프리카 12개국을 다녔다. 이동은 거의 대중교통을 이용하킬?트러킹(버스처럼 개조한 트럭으로 여행하는 것)을 했다. 대부분의 부부가 호화로운 신혼여행을 다녀오는 것과 달리 길을 잃고 헤매는 등 힘든 일도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 추억이 됐다.

김주현(32)·박혜리(28) 씨 부부는 지난해 유럽 일주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스페인에서 시작해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배낭을 메고 대중교통을 타고 돌아다녔다. 박씨는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평생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추억거리를 만들어 만족한다”며 “앞으로 살아가며 힘든 일이 생겨도 서로 상처주지 않고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1년 이상 자전거로 세계 일주

신혼여행은 아니지만 준비기간을 거쳐 결혼 초기에 세계 일주를 떠나는 부부도 있다. 2012년에 결혼한 김민영(35)·박창희(30) 씨 부부는 지난해 결혼 2주년을 앞두고 자전거 세계 일주를 시작했다. 비행기 자동차 등은 최대한 적게 타고 자전거로 3~4년간 세계 곳곳을 누빈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첫 여행지인 호주에 있다. 박씨는 “여행 전 매일 야근하다 오랜만에 남편과 저녁을 먹었는데 어색한 분위기가 도는 것을 느끼고 충격을 받아 여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형조(31)·김영일(31) 씨 부부도 2011년 결혼한 뒤 2년간의 준비를 거쳐 2013년 자전거 세계 일주를 떠났다. 동남아에서 시작해 점점 서쪽으로 가는 일정이며 앞으로 3년 정도 더 돌아다닐 계획이다. 지금은 인도를 여행 중이며 곧 네팔과 터키를 거쳐 유럽 쪽으로 간다. 최근에는 열흘간 자전거로 달려도 사람 한 명 볼 수 없는 실크로드 고원지대를 지나기도 했다.

김형조 씨는 “힘든 일이 많았는데 혼자 있으면 포기하고 귀국했을 순간도 아내와 함께했기에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양병훈/윤희은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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