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이후 약 20일만에 지분 13.4% 동일물량
이 기사는 02월05일(16:3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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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달 12일 팔려다 투자자를 모으지 못해 실패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 부자는 이날 장마감 후 보유중인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 지분 13.39%(주식 502만2170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기 위해 국내외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매각을 주관한다.
매각대상은 정 회장 지분 4.8%(180만주)와 정 부회장 지분 8.59%(322만2170주)로 지난 12일 처음 블록딜에 나섰을 때와 동일하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파는 목적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함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2월14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일감몰아주기 방지법)은 대기업집단의 계열사가 총수와 친족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기업과 특혜성 거래를 하면 총수나 해당 계열사에 과징금을 물리고 심하면 형사처벌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한화S&C 등 4개 기업과 함께 1년간 유예기간을 받아 다음달 14일부터 적용을 받는다.
한차례 블록딜에 실패해 전략이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승부수를 띄운 것은 법 적용 이전에 지배구조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성사되면 정 회장 부자 지분은 각각 251만7000주(6.71%)와 873만2290주(23.28%)가 남는다. 총 보유지분이'30%-9주'로 줄어들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대신 약 1조8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매각가격은 이날 현대글로비스 종가 23만7000원보다 1.9~4.01% 할인한 22만7500~23만2500원으로 지난달 12일(27만7500원)보다 5만원 가량 낮다. 블록딜에 실패한 이후 주가가 20% 이상 떨어지면서 매각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IB업계 관계자는 "1년 만에 21만원선에서 30만원까지 급등한 현대글로비스 주가 때문에 꼭지를 잡을까 주저했던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판 돈으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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