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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재계 정기인사 마무리…3세들의 부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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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정기 인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새해 임원 인사의 키워드는 '위기 대응'이 주류를 이뤘다.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사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승진 잔치'를 없애고 실적 기여도가 높은 부서 위주로 깜짝 인사를 발표했다. 5대 기업의 승진자는 1158명.

이번 승진 인사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3세들의 부상'이다.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김동관 한화솔라원 상무,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 등 재계 3세들이 새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룹의 주요 사업을 이끌어갈 3세들을 전진 배치해 후계구도를 명확히 하고, 경영 안정화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장자승계 깬 LG家 막내딸부터 별 단 그룹사 장남까지

가장 눈길을 끈 인사는 지난 2일 발표한 구지은 아워홈 전무의 부사장 승진이다. 구 부사장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로 구 회장 자녀 중 유일하게 경영일선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범LG가에서 딸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간 LG가는 장자 승계원칙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가풍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부사장이 2004년 아워홈 부장으로 입사한 후 화려한 성적표를 거두면서 이같은 장자 승계원칙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입사 이후 구매·물류, 글로벌 유통 및 외식사업 등을 맡아 아워홈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구매식재사업을 2년 연속 30% 신장시키고, 수입 식재 매출을 200% 확대했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구 부사장에 대해 "2004년 5000억원대였던 아워홈 매출을 지난해 1조30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각종 신규 브랜드 론칭과 시스템 개발, 신시장 개척 등에서도 경영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과 세아그룹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과 이주성 세아제강 상무는 각각 상무와 전무로 승진했다. 김 상무와 이 전무는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며 친분을 쌓은 사이로 올해 나란히 임원이 됐다.

김 상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첫째 아들로 2010년 인사 후 4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통합법인 출범에 기여한 공을 인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 전무는 사촌지간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와 함께 전무로 승진했다. 이를 기점으로 이태성 전무는 세아홀딩스를, 이주성 전무는 세아제강을 이끄는 구조로 경영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

이외에 한영재 노루홀딩스 회장의 장남 한원석 부장은 상무보에,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 한상철 전무는 부사장에 각각 올랐다.

◆ 오너 리스크 기업, 승진 인사에 '골머리'

오너가 리스크로 인사에 애를 먹고 있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대한항공은 2일 오너가 3세들을 제외한 새해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는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늦은 시기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재판 일정에 맞춰 임원 인사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사 명단에는 3년 만에 오너가의 이름이 사라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는 경영전략 및 영업 부문 총괄 부사장(CMO)을, 차녀 조현민 전무는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광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커뮤니케이션전략 담당 겸 여객마케팅부 담당 전무를 각각 맡고 있다. 지난 해 조 부사장은 한진칼 대표이사로 겸직 임명됐고, 조 전무는 전무로 승진한 바 있다.

'회장님 리스크'를 겪고 있는 CJ그룹은 이달 말 정기 인사를 단행키로 했다. 이재현 회장의 경영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를 비우면서 인사 결정이 지연됐다. 그러나 지난 주 이 부회장이 다시 회사에 복귀하면서 이달 그룹 인사 결정에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오쇼핑 과장과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사원에 대한 인사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장과 선호 씨의 나이가 각각 30살, 25살로 어리고 이채욱 CJ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 체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아직 인사와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이 회장의 공백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메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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