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목 기자 ]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를 놓고 관심을 끈 그리스 총선이 25일 치러졌다.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가 “그렉시트는 없다”고 공언하는 등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는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디폴트(지급불능)가 새로운 걱정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3일 “새로운 그리스 총리는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월 말로 예정된 43억유로(약 5조2430억원)의 단기국채 상환을 고민해야 한다”며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가 집권 이후 어떤 정책을 펴느냐와 관계없이 그리스는 디폴트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달 초 이미 단기 국채 상환을 위한 외화가 충분치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부채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시리자 대표가 총리에 오른 이후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부채 탕감을 요구할지도 관심이다. 그리스의 국가 부채는 3200억유로로 국내총생산(GDP)의 175%에 이른다. ECB 등 채권단은 부채 탕감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FT는 “치프라스는 급진파의 주장을 무마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찾으며 정치 경력을 다져왔다”며 “선거 때의 슬로건을 그대로 실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는 35.7%의 지지율을 얻어 집권당인 신민당을 6%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의석 300석 중 50석은 득표율 1위 정당에 자동 할당되는 그리스 총선의 특성상 36.5% 이상을 얻으면 집권이 가능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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