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공격 도우라는 주문 받아"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홍명보호에 승선하지 못하며 와신상담했던 차두리가 결국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맏형 차두리는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돌파로 한국의 4강행을 이끌었다.
이날 차두리는 한국이 1 대 0으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연장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을 타고 올라가는 폭풍 같은 드리블로 우즈베키스탄 수비진을 따돌렸다.
50m 남짓의 거리를 내달려 페널티지역까지 올라온 차두리는 중앙에 있던 손흥민을 발견했고, 정확한 패스로 골을 도왔다.
손흥민의 경기 두 번째 골이었던 이 장면은 사실 차두리의 '폭풍 드리블'이 없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웠다. 탄탄한 체격과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운 과감한 플레이 덕에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차두리는 이 한 장면으로 다시금 그 이유를 완벽히 설명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국가대표팀 은퇴를 고민하던 차두리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이번 아시안컵에서 마지막 태극마크를 달겠다고 결심하고 대회에 나섰다.
차두리는 지난 10일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 34세 178일의 나이로 출전해 한국 선수로는 아시안컵 본선 경기 최고령 출전 기록을 새로 썼고, 그 기록은 대회가 그가 그라운드를 밟을 때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 13일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 선발로 나선 차두리는 남태희의 결승골을 도와 대회 첫 공격포인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차두리는 8강전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교체 투입될 때 슈틸리케 감독님이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나오라고 주문하셨다. 공격에 도움이 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후반전에 투입돼 체력이 남아있었고 상대는 힘들어하고 있었다"며 "그것을 이용해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패했다면 차두의 국가대표 선수생활을 그대로 끝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순간에 불꽃을 태우는 듯한 드리블은 승리에 이바지하며 차두리의 '다음 경기'를 기약하게 했다.
차두리는 "아직 결승으로 가는 과정이다.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한다"며 "31일에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차두리의 마지막 경기가 될 아시안컵 우승까지는 이제 두 경기가 남았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