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톱투 방식' 주장에
나경원 "민주주의에 어긋나"
여야 함께 도입엔 한목소리
[ 고재연 기자 ]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두고 입심 대결을 펼쳤다. 여야 의원과 전문가들이 22일 양당 혁신기구 주최로 열린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토론하는 자리에서다.
두 의원 모두 당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대표적 여성 의원인 데다 2007년 대선 당시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둘러싸고 저격수와 수비수로 나서 공방을 벌인 바 있어 이날 토론회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다.
나 의원과 박 의원은 모두 정치권의 계파 갈등을 없애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오픈 프라이머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나 의원은 과거 친박(친박근혜)계와 친이(친이명박)계 사이의 ‘공천 학살’을 언급하며 “그동안 공천을 받으려면 지도부의 눈치를 봐야 했는데,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경우) 국민 눈치를 보는 정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 역시 “(오픈 프라이머리로) 여당은 ‘청와대 거수기’에서 해방되고, 야당은 계파 정치를 청산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의원은 박 의원이 주장한 ‘톱투(top two) 프라이머리’ 도입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톱투 프라이머리’는 정당 소속에 관계 없이 모든 후보자가 예비선거에 참가하고, 최고 득표자 2명이 본선에서 겨루는 방식이다. 예비경선 결과에 따라 본선에 오른 두 후보 모두 같은 당 소속일 수도 있다.
박 의원은 “(톱투 프라이머리를 통해) 영·호남은 ‘공천=당선’이라는 현실에서 벗어나 열심히 유권자를 만나고 민심을 훑은 후보자가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 의원은 “톱투 프라이머리를 할 경우 어떤 사람은 새누리당 후보를 뽑고 싶은데 새누리당 후보 자체가 없을 수 있다. 이는 정당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대했다.
나 의원은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여야 동시 오픈 프라이머리 날짜를 선거일 전 60일 이후 첫 번째 토요일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나 의원의 취지에 공감하며 “같은 날 오픈 프라이머리를 시행한다는 취지에는 사실 지난 18대 국회 때 여야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바뀌면서 합의가 파기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과 악수하면서 나 의원과는 악수하지 않는 등 다소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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