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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춘추전국시대 ③] 김태훈 배달통 대표 "2평 공간서 탄생한 10조 시장…원조는 진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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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먹다 탄생한 배달앱 원조…발로 뛰며 음식점 DB 구축
'본질'에 충실한 서비스 강조…프리미엄 시장 공략 계획도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춘추전국시대다. 배달통이 2010년 스타트를 끊은 지 5년 만에 음식배달 시장은 1조 원대로 성장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빅3'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업체에 도전장을 낸 후발주자들도 늘어났다. 배달앱 시장의 왕좌를 노리는 CEO들의 얘기를 5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최유리 기자 ] 2평 남짓한 사무실. 사업 아이템을 짜기 위해 직원 3명이 머리를 맞댔다. 아이폰 출시로 스마트폰이 가진 잠재력을 직감했지만 정작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지는 뚜렷하지 않았다. 이어지는 야근에 뱃속 알람만 요란하게 울렸다.

배달음식을 시키려면 114에 전화해 음식점 연락처를 묻거나 전단지를 봐야 하는 때였다. 114는 불친절한 서비스로 꺼려졌고 전단지가 주변에 상시 대기중인 것도 아니었다. 수많은 배달음식점 정보를 손 안에 담을 수 있다면. 국내 첫 배달앱 배달통은 그렇게 탄생했다.

김태훈 배달통 대표(사진)는 창업 초창기 멤버다. 음식점 데이터베이스(DB) 구축부터 앱 개발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 원조답게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배달앱의 '본질'을 강조했다. 이용자와 업체가 배달앱을 이용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이를 서비스에 녹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 발로 뛰는 '인간 스캐너'…등록업체 수 업계 1위

배달통이 등록업체 수 1위를 내세운 것도 김태훈 대표가 생각하는 본질과 맞닿아있다. '배달통이 온다. 것도 아주 많이'라는 광고 문구처럼 전국 20만여개의 배달음식 업체를 확보했다.

"사실 배달앱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아닙니다. 오프라인에 있던 것을 모바일로 가져온 것 뿐이죠. 전단지를 찾기 귀찮다는 이유로 배달앱을 이용하는 겁니다. 그런데 배달앱이 전단지보다 정보가 없으면 되겠어요? 그래서 음식점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앱 개발 단계부터 업체 정보 수집에 공을 들였다. 직접 전단지를 모아 DB 만들기에 나서 '인간 스캐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발로 뛰며 전단지를 만드는 업체나 인쇄소를 찾기도 했다. 1년을 고생해 6만 개의 음식점 정보를 확보했다.

발로 뛰며 배달음식 업계를 들여다보는 것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이 직접 업체를 방문해 점주들의 목소리를 듣느 '배달왓(What)수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배달통 신입사원이라면 거쳐야하는 필수 관문이다.

"새벽에도 업주분들에게 전화가 올 만큼 항상 소통합니다. 컴퓨터를 들여다보면서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필드를 뛰면서 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은 서비스 정책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결제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도 점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겁니다."

◆ 패러디 마케팅 효과 톡톡 … 서비스 차별화로 승부수

배달통이 배달앱의 스타트를 끊고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이 경쟁사들도 출현했다. 경쟁사들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뒤늦게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달은 배달통은 승부수를 띄웠다.

"인기를 끈 배달의민족 광고와 전략적으로 비슷하게 갔습니다. 유사한 느낌의 광고를 만들고 경쟁사 광고 패러디를 넣기도 했죠. 재밌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광고 효과도 톡톡히 봤습니다. 월간, 연간 성장곡선을 보면 마케팅 전후 차이가 확실하거든요."

배달통이란 이름으로 인지도를 쌓은 만큼 올해는 본질인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유사한 배달앱들이 나오면서 차별화시킬 무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실험도 진행중이다. 물, 우유 등 생필품 배달부터 꽃배달 서비스를 추가했다. 지역 특산물 배달이나 꽃미남 배달원 서비스 등 고급화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개발자로서 닷컴 열풍이 생기고 무너지는 걸 다 지켜봤습니다. 그 가운데 살아남는 것은 본질에 충실한 것이더군요. 다양한 카테고리에 도전하되 배달 서비스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 충분히 통할 겁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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