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미국의 대학 총장들은 대학평가 자체를 제한적으로 받아들입니다. 평가 결과가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맞지만 대학의 의사 결정을 주도하지는 않습니다.”
미국 휘튼대(Wheaton College) 필립 라이켄 총장(사진)은 2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가진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라이켄 총장은 국내의 정부 주도 대학평가와 관련해 “미국은 정부 차원 평가는 발달하지 않았지만 ‘US 뉴스&월드리포트’ 등 민간 대학평가는 실시된다”면서 “총장들은 이런 평가의 영향력이 실제로 있지만 제한적(real but limited)이라고 생각한다. 각 대학의 가치와 특성은 다원화돼 있는데 평가가 이를 일률적으로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대중에게는 평가 결과가 영향을 끼친다. 이를 감안하면 대학평가가 대학의 의사 결정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대학의 마케팅 부분엔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학들이 대학평가 결과에 지나치게 휘둘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 정부가 행·재정 지원을 연계한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 작업에 나선 것과도 다른 양상이다.
정부 차원 평가가 진행되는 배경인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에 대해선 “방한 전까지는 한국의 인구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미국의 경우 대학 입학자 수가 약간 줄었지만 반등할 전망이라 극심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인구 문제는) 외국인 유학생 적극 유치 등 각국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대처해 나갈 사안”이라고 말했다.
휘튼대는 150여년의 역사를 지닌 미션스쿨 계열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다. 지난 16일 입국해 방한 일정을 소화 중인 라이켄 총장은 이날 장순흥 한동대 총장과 차세대 기독교 지도자 양성을 위한 협약을 맺고 공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자신도 목사인 라이켄 총장은 “미션스쿨은 선교나 사역 이미지가 짙은 협소한 개념이라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줄곧 ‘크리스천 대학’이란 표현을 썼다.
그는 “교육·의료·법·경영 등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높은 업무의 질과 기독교적 성품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고자 한다. 그것이야말로 그리스도 중심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임무”라고 힘줘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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