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In & Out
'낙하산' 부회장職 없애
내부인사로 뽑으려니 '갑' 금감원 눈치 보여
[ 백광엽 기자 ] ‘2인자를 어찌하오리까.’
금융 관련협회들이 고민에 빠졌다. 2인자인 부회장직을 없애기로 했으나, 안살림을 책임질 실질적인 2인자는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상근이사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눈치를 모두 봐야 하는 상황이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장상용 부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손해보험협회의 속앓이가 가장 크다. 손보협회는 일단 부회장직을 없애고, ‘2인자’로 상근이사를 두는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키로 했다. 상근이사는 3년 임기의 등기임원인 부회장과 달리 임기가 정해지지 않은 비등기임원이다.
하지만 손보협회는 전무 수석상무 선임상무 등으로 부를 예정인 이 상근이사직을 당분간 공석으로 두기로 했다. 자리는 만들되 사람을 선임하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를 가져가기로 한 것이다.
손보협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다분히 금융위와 금감원을 의식한 결과다. 금융위는 협회 자율적으로 ‘No 2’를 뽑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협회 부회장 자리를 독식했던 금감원은 내부자 선임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나중에라도 다시 나갈 수 있는 자리인데 내부자로 채워지면 원상복구가 힘들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손보협회는 일단 상근이사를 공석으로 둔 채 부회장 임기가 3월에 끝나는 은행연합회의 행보를 지켜볼 예정이다. 가장 큰 은행연합회의 결정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다음달 3일 남진웅 부회장(행시 23회)의 임기만료를 앞둔 금융투자협회는 좀 더 복잡하다. 지금까지는 기획재정부 금융위 금감원에서 각각 부회장 자율규제위원장 본부장 1명을 선임해왔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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