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13일 국내 증시는 국제유가 급락 영향에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간밤 미국 증시는 국제유가가 5% 가까이 폭락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6.53포인트(0.54%) 내린 1만7640.8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81%와 0.84% 밀렸다.
국제유가 급락이 에너지 관련주(株)와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뉴욕상업거래소(NYSE)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4.7% 떨어진 배럴당 46.0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장중 한때 배럴당 46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에 정유·화학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셰브론은 2.0% 떨어졌고 엑슨모빌도 1.8% 내렸다. 유전개발업체 슐룸베르거는 4% 가까이 급락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향후 유럽과 일본이 추진 중인 양적완화책이 실효성을 나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국내외적으로 소비활동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악재가 더 먼저 온다는 것을 염두해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금융위기 우려 역시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 주말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는 재정수입에서 석유의존도가 50%에 달해 유가 급락으로 올 성장률이 기존 -1.5%에서 -4%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루블화 가치 급락에 따른 외국자본 유출 심화 우려도 제기된다.
내부적으로는 지난주 발표된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이 호조를 나타냈지만 본격적인 어닝 시즌(기업 실적발표 기간)을 앞두고 기업들의 감익 우려가 여전한 것도 투자심리 위축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평균 추이를 보면 대형주와 중형주 모두 지난해 11월보다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어닝시즌까지 1~2주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 보유 종목군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수 시기를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급락의 여파로 업종별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어 개별 모멘텀에 집중한 선별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지지선이 40달러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 정유와 화학업종 주가는 1분기 중 반등을 시도할 수도 있다"며 "정유화학업종이 4분기 어닝쇼크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매수 관점이 유효하고, 새로운 패러다임 대두로 관심이 높아진 IT업종도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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