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협력으로 뽑아내 투자 이뤄질 듯
김현태 < 한국석유화학협회 상근부회장 >
여수국가산업단지 6개 석유화학업체에 지난해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큰 전환점이 됐음이 틀림없다. 녹지개발 관련 이중 규제가 해소됨에 따라 공장용지 확보와 투자에 숨통이 트인 것이다.여수산단 입주업체들은 공장용지 부족 문제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08년부터 인근 녹지를 개발해 공장용지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산집법(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과 산입법(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이중 규제에 발목이 잡혀 수년째 답보상태에 놓여 있었다. 여천NCC, KPX라이프사이언스, 롯데케미칼, 대림산업, 한화케미칼, GS칼텍스 등 여수산단 내 녹지개발을 신청한 기업들은 산입법에 따라 대체녹지 조성 등 공공시설 설치비용 명목으로 780억원을, 산집법에 따라 개발에 의한 지가 상승분의 50%인 600억원을 추가 부담하도록 돼 있어 투자에 큰 부담이 됐다.
녹지개발 관련 이중 규제는 여수산단 입주기업에는 투자를 망설이게 할 만큼 큰 부담이었다. 이중 규제 부담금만으로도 인근의 공장용지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고, 부지조성 공사비와 토사 처리비까지 고려하면 투자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엄청난 비용이 수반된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규제개혁 끝장토론을 통해 여수산단 입주업체들은 이중 규제 개혁에 관한 건의를 했고,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정부 각 부처의 유기적인 조치가 이뤄졌다. 4월 국토부에서 산입법 통합지침이 개정되고, 8월 산업부에서 산집법 시행령 개정이 완료됐다. 정부의 규제개혁에 관한 일련의 노력으로 녹지개발에 따른 부처 합산 부과액이 지가 상승액의 50%를 넘을 수 없게 되면서 여수산단 6개 입주기업의 부담액이 700억원가량 경감되는 효과를 얻었다.
이에 여수산단 6개 녹지해제 신청 업체는 회사의 미래성장을 견인할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공장용지 개발 관련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6일 전남도청에서 개발계획 변경이 승인됐으며 현재는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한 실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실시계획 승인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여수산단 공장용지 확보와 관련한 규제개혁은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기업의 투자 여건을 개선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녹지개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규제개혁이 착실히 진행돼 기업의 투자 여건이 더욱 개선되길 기대한다.
김현태 < 한국석유화학협회 상근부회장 >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