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이 병역의무를 놓고 군대를 간 후 선수생활을 이어갈지, 아니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시민권을 얻어 선수생활을 이어갈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출처= 배상문 미니홈피. |
<p>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30일 병무청에서 배상문의 국외 여행기간 연장 불가를 공식 통보하면서 발생했다. 현재 배상문은 병무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p>
<p>병역법 제70조에 따르면 '25세 이상인 제1국민역 또는 보충역으로서 소집되지 아니한 사람이 국외여행을 하려면 병무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규정하고 있다. 즉 병무청장 허가가 있어야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열리는 PGA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p>
<p>하지만 병무청은 배상문의 국외여행 기간 연장 허가요청은 단순 기일연장이 아니라 '국외이주목적'이라고 판단해 불허한다는 입장이다.</p>
<p>병무청관계자는 '90% 이상의 입영대상자들이 22세 이전에 병역의무를 이행하지만 배상문은 이미 만 28세까지 대학원을 이유로 군 입대를 연기해왔다'면서 '이민자도 아니고 유학생도 아닌 배상문 선수의 입대 연기는 특혜가 된다'고 못 박았다.</p>
<p>배상문은 병무청의 불허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배상문은 미국의 골프매체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5~6년 국외 여행 기간을 연장해주는데 병무청이 왜 승인을 해주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법무법인을 통해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p>
<p>2012년까지만 해도 37세까지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 사실상 병역면제가 가능했다. 또한 당시 병역법에 따라 외국 영주권이나 체류 허가권을 받은 이들은 그 국가에서 1년 이상 거주하면 본인의 희망에 따라 37세까지 1년 단위로 기간을 자동 연기할 수 있었다.</p>
<p>하지만 축구선수 박주영으로 인해 병역법이 개정됐다. 2012년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소속이던 박주영은 모나코 체류자격을 통해 사실상 병역 면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여론은 가만있질 않았다. '모나코 박'이라며 박주영을 조롱했고, 비난의 화살은 병무청에도 쏟아졌다.</p>
<p>여온의 뭇매에 부담스러웠던 병무청은 해당국가에 실제 거주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렸고 2012년 12월 21일부터 적용했다. 공교롭게도 배상문은 2013년 1월 미국 영주권을 획득, 실 거주기간이 3년 미만으로 해당되지 않았다.</p>
<p>과거 규정에 따르면 배상문은 2014년말 현재 취득 1년 이상으로 국외여행 허가가 났겠지만, 강화된 새 규정으로는 영주권 신규취득자로 분류돼 국외여행 허가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p>
<p>결국 배상문은 2가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는 것과 행정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배상문은 한국 국적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소송 또한 승산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p>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최형호 기자 | chh80@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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