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륙의 바람'을 일으켰던 중국 증시가 올해 본격적으로 비싼 대접(프리미엄)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 정부의 부양 정책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힘입어 개인과 기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선강통 시작과 후강통 확대, MSCI 신흥시장 편입여부가 예고돼 있어 중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 경기 부양 '훈풍'에 상해지수 53% 급등
5일 금융투자업계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52.9% 상승해 글로벌 증시 중에서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해종합지수는 연초부터 불어온 부동산 버블과 제조업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3200포인트(p)를 돌파했고 지난 12월 한달 동안만 20.6% 상승하며 6년 만에 가장 강력한 상승 랠리를 보여줬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도 중국 증시의 재평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2010년 이후 중국 증시가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 디커플링을 경험했다면 올해부터는 디스카운트(할인) 시장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해 중국 증시가 급등했음에도 비교적 편안했던 이유는 주가가 저렴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라며 "2007년 증시 버블 시점의 밸류에이션을 제외하면 과거 10년 평균 대비 중국 주식 시장은 여전히 디스카운트된 시장에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는 중국 증시의 프리미엄 시장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시진핑 정부의 부양적 정책 기조와 구조개혁, 우호적인 수급 환경 등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증시를 강세로 이끈 원동력이었던 정부 정책이 올해도 재정·통화·부동산·자본시장 개방이라는 네 가지 흐름으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개최된 경제공작회의를 통해 나타난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 재정투자 확대(신도시화,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와 완화적 통화정책기조 유지(금리·지준율 인하),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 자본시장 개방을 통한 증시 부양 등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박상규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올해 7% 목표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경우 대규모 부양 정책을 쓸 수 있다"며 "반대로 목표성장률 달성 가능성이 높을 때는 하방 리스크를 제어하기 위한 정도의 미세 부양책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후강통 확대·선강통 시작…외인 자금, 中 증시로
최근 중국 증시에서 개인·기관·외국인의 총체적인 자산 재배분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올해 중국 증시의 재평가를 가늠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1990년 상해증시 개장 이후 중국의 개인 자산가들은 은행과 부동산에 집중해왔지만 구조적인 저금리시대 진입과 부동산 불패신화의 약화로 증시로의 자급 유입이 강화되는 추세.
이와 함께 성장형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보험·기금사 등 기관 역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상해지수 편입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 증시에서 284억 달러를 순매수한 외국인은 올해 선강통(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 시작과 후강통 확대를 통해 매수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오는 6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에 상해 A주가 포함될 경우 외국인 투자 규모는 더 빠르게 늘 수 있다.
MSCI지수에 기초해 신흥국들에 자산을 배분하는 글로벌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중국 본토 주식을 대거 담을 수 있어서다.
전 연구원은 "외국인의 중국 시장 관심은 올해도 꾸준할 것"이라며 "향후 3년 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중국으로 항햐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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