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중국 흥행 웹게임 '포키파이러츠'. 일본 만화 원피스를 불법 IP 도용 게임이다. |
중국내에서의 불법 IP 침해와 사용은 영화, 음반, 드라마, 출판만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방면으로 아주 오랫동안 이뤄져 왔다. 최초의 한국영화 붐을 일으켰던 그래서 '타이타닉'보다도 중국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엽기적인 그녀'도 해적판을 통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이고 그 영화의 주제곡인 신승훈의 'I believe'는 공식 리메이크와 비공식 리메이크를 합하면 중국내 대략 100명 정도의 가수가 불렀을 정도의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물론 합법적인 계약을 통해 저작권 사용료를 주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은 없다.</p> <p>게임으로 넘어가자면 한류 온라인게임의 진정한 붐을 가져온 2004년 전후 '미르의전설2'(개발사 위메이드, 당시 최대 동시접속자 70만명)과 '뮤(MU)'(개발사 웹젠, 최대 동접 30만)의 경우 공식 운영사인 '샨다'와 '더나인'이 나스닥에 상장될 정도로 큰 수익을 거두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설서버로 돈을 번 회사(혹은 개인)가 있다는 것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p> <p>빛과 어둠은 이렇듯 늘 공존하는 것이다. 사설서버가 운영사측에서 강력히 대응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텐센트가 '크로스파이어'(개발사 스마일게이트)와 '던전앤파이터'(개발사 넥슨)를 서비스하면서부터였다.</p> <p>중국에서 실패한 게임은 대부분 해킹과 사설서버를 막지 못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기술적인 부분에 가까운 해킹에 비해 사설서버는 방대한 감시인력과 끊임없는 (법적)대응을 해야 하는지라 많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노력을 들여야 하니 규모와 자본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회사라면 이 부분은 쉽지 않은 문제였다.</p> <p>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식 운영주체가 중국 내에 없는 경우 불법 IP의 도용은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고 공식 운영주체가 있어도 그것을 막기란 쉽지 않았다. 유저들에게 IP와 저작권이란 인식은 희박했고 따라서 '재주는 곰(한국 개발사)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사설서버 운영업체)이 버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시장의 사이즈가 곧 국력이 되어버린 경제의 논리 앞에서는 더더욱 말이다.</p> <p>■ 2015 중국 시장 저작권 인식 변화...'본격 IP 확보의 시대'
바야흐로 2015년이 되었다. 중국도 시대의 조류가 변해가고 있다.</p> <p>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고 그야말로 모든 분야에서 세계 메이저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빅마켓이 되어서인지 중국내 기업들의 인식과 사용자들의 인식이 놀라운 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다. 그 중 눈에 띄는 하나가 IP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다.</p> <p>물론 기업들이 저작권에 대한 인식과 IP 확보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이유가 저작권의 보호라는 측면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단지 자신들의 이익을 좀 더 극대화시키기 위해서이다. 기업은 좋은 것을 나눠 쓰기보다 독점적으로 쓰기를 원하고 독점적으로 좋은 것을 쓰면 수익은 높아지며 해당 기업에게 집중된다.
▲ 출시 34시간만에 애플스토어 올킬을 달성한 MT2.. 전민기적과 현재 순위다툼이 치열하다 |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최근 중국에서 성공한 게임을 몇 가지 예시하자면 다음과 같다.</p> <p>▲성공한 온라인게임 IP 모바일 이식 돌풍 주인공 '전민기적'</p> <p>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산 MMORPG를 한 가지만 꼽자면 '미르의전설'이라는 점에서 업계관계자들은 이견이 없겠지만 두 가지를 꼽으라면 반드시 들어갈 게임이 '뮤(MU)'다. 이를테면 넘버2의 지위는 곤고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로 '뮤'라는 게임이다. 그러고 보니 '뮤'는 한국에서도 '리니지'에 이어 넘버2 온라인게임의 계보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었다. 참 묘한 현상이다.</p> <p>'전민기적'은 바로 '뮤'의 세계관, 캐릭터, 그래픽, 게임방식, 심지어 사운드까지 그대로 모바일로 이식했다. 성공한 IP를 모바일로 가져 왔다는 점에서 상기에 언급한 '포키파이러츠'와 유사하나 근본적인 차이점은 '뮤'의 원저작회사인 웹젠과 정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p> <p>최초 게임의 기획단계에서부터 '뮤'를 염두에 두고 제작한 중국의 제작 및 유통사인 킹넷은 웹젠과의 성공적인 IP라이선스 계약을 이뤄냈다. 여기에다가 모바일로 거의 최초로 나온 제대로 나온 MMORPG(중국에서는 ARPG라고 한다)라는 장점까지 얹으면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돌풍을 일으켰다.</p> <p>오픈 첫날 52억 원(다시 말하자면 한 달이 아니라 하루다)의 매출을 일으키면서 중국 전역에 메가톤급 돌풍을 일으키더니 이후에도 꾸준하게 서버를 증설해가면서 성공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p> <p>'전민기적'의 성공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우선 IP의 힘(특히 '뮤'의 경우에는 온라인게임유저들을 모바일게임으로 불러 왔다는 평가마저 받는다)이다. 두 번째는 모바일로 제대로 이식된 초기의 MMORPG라는 점과 개발 및 운영을 진행하는 킹넷의 마케팅과 운영능력 등으로 현지에서는 평가되고 있다.</p> <p>특히 파트너회사인 샤오미의 그 유명한 레이준 CEO가 직접 개발사를 방문해서 덕담을 나누는 모습은 2014년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에서 꽤나 인상적인 장면이었다(적당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이나 혹은 애플의 CEO 팀쿡이 게임회사를 찾아가서 격려하고 응원하는 셈이다. 이런 문화는 필자도 게임업계 관계자로서 부럽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게임은 각종 규제 대상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p> <p>그 동안 웹게임 전문회사라는 포지셔닝을 가졌던 킹넷은 '전민기적'의 성공을 통해 모바일쪽에서도 강력한 능력을 보여주면서 단숨에 중국게임시장에서 초강자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뒤에 언급할 '마스터탱커(MT)2'가 좀 더 서둘러서 나오게 된 계기가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내 넘버1 게임회사 텐센트가 '전민기적'을 경계해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까 말이다.</p> <p>더불어 원 저작자인 웹젠은 실적에 대한 기대수익이 고스란히 주가로도 반영되어 올 하반기 최고의 주식시장의 신데렐라로 떠올랐으니 양사의 이 비즈니스는 모바일게임시장이 활성화된 이래 가장 성공적인 IP협업의 사례가 아닐까?</p> <p>▲텐센트가 찜한 '마스터탱커2' 34시간만에 애플스토어 1위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붐을 불러일으킨 첫번째 게임을 꼽자면 단연 '마스터탱커(워자오MT)다. 2013년 초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약 1년간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쥐락펴락했다. '마스터탱커' 성공으로 개발사인 로코조이는 소규모 개발사에서 단숨에 대형 개발사(퍼블리셔)로 떠올랐다.</p> <p>이 게임 성공의 일등공신은 단연 '마스터탱커(MT)'라는 캐릭터다. 하지만 MT라는 캐릭터는 좀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프트'(WOW)의 캐릭터를 가지고 만든 2차 저작물이다. SNS 등을 통해 개인이 제작한 MT 캐릭터가 큰 인기를 구가하면서 당시 제작사인 로코조이는 단순하게 게임으로 접근해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MT캐릭터에 대한 게임 내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하고 이는 게임의 대박으로 이어졌다.</p> <p>다만 2차 저작물의 경우도 원 저작권자의 IP계약을 해야 하고 계약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도 받을 수 있다는 일반적인 저작권법이라는 측면에서 MT도 합법적이지는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다. 더욱이 그 원 저작권자가 천하의 블리자드라면 더더욱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었다. MT2는 이런 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고 다행히(?) 게임 서비스이전에 원저작자인 블리자드와 합법적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p> <p>필자 개인적 판단에는 충분한 자금과 서비스 역량을 확보했음에도 개발사인 로코조이가 굳이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한 이유가 텐센트가 블리자드의 주요주주라는 점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또한 텐센트 정도의 사이즈가 되어야 블리자드와 제대로 된 IP계약 협상 및 체결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믿음과 부담감에서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p> <p>'마스터탱커'는 누적사용자 7000만 명에 월평균 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텐센트가 시작한 후속작은 서비스 초창기인 현 시점에서 보아도 1편이 가지고 있던 실적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2014년 12월 16일 정식 런칭된 '마스터탱커2'는 출시 34시간만에 애플스토어 기준 유료, 무료, 매출에서 1위를 달성했다. 중국의 경우 안드로이드는 공식적인 집계가 없기에 애플스토어에서의 실적이 실질적인 바로미터가 된다. 즉 요약하면 '마스터탱커2'는 폭발적인 'IP 파워'를 보여주며 올킬 초대박을 재현하고 있다.
▲ 김용 원작의 소설을 성공적인 모바일게임으로 이식한 천룡팔부3D |
이렇듯 IP의 힘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국 게임시장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p> <p>제작의 측면에서 볼 때 소재에 고민하는 개발팀에게 영감과 손쉬운 제작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마케팅과 사업적 측면에서 유저유입의 비용과 노력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유저 입장에서 볼 때 익숙함이라는 측면은 하루에도 쏟아지는 수많은 게임들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p> <p>2015년의 해가 떴다. 필자가 을미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의 가장 중요한 화두를 꼽자면 단연 '좋은 IP'라고 말할 것이다. 유저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좋은 IP를 확보하는 회사가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통할 가장 훌륭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 생각한다(이미 중국의 메이저 회사들이 한국 IP를 확보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는 후문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p> <p>'구슬도 세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한국의 속담이 있다. 필자는 한국 게임 '전민기적' IP의 중국 진출에 다소나마 힘을 보탰다. 한류 게임 붐을 일으켰던 한국의 개발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매력적인 자신들의 IP를 가지고 중국 시장을 도전해 보면 어떨까 자신있게 추천한다.</p> <p>여전히 기회와 매력이 넘치는 중국시장에서 한국 모든 개발사가 '기적 같은'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내는 2015년이 되기를 바란다.</p> <p> 한경닷컴 게임톡 김두일 객원기자 dooil.kim@gmail.com</p> <p>
한국 온라인게임 1세대 개발자로 한-중 게임 전문가다. 인디21 대표, 아이지에이웍스 중국법인대표, 네오윈게임즈 대표, 킹넷 고문을 역임했다.</p> <p> 그가 참여한 주요 프로젝트는 '구룡쟁패', '파이터시티', '에어라인월드' 등 개발했고, '모두의게임', '오투잼', '클랜워즈' 등의 중국 서비스, '전민기적(MU)' IP 계약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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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 온라인' 기반 '전민기적', 중국에서 벌써 높은 관심!
[핫]웹젠 '전민기적' 중국서 13시간만에 46억 매출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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