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o long, Farewell, Auf wiedersehen, Good bye'</p> <p>관용어구가 아니라 정말 오늘 올해가 끝난다. 왜 12월은 31일까지일까? 벌써 2014년은 가고, 2015년이 시작된다. 어제 판교에서 만난 한 홍보팀 분은 기자에게 '2014년은 어땠나요?'라고 물었다. 대답은 '글쎄요...'이다.</p> <p>한 해의 끝에서 바라본 2014년, 게임 기자로서 나는 어땠을까? 2013년의 12월 31일보다 2014년 12월 31일에는 일 년만큼의 사회에 기여를 했던가? 일년을 지난 나는 기자로서 몇 자나 더 발전했을까?</p> <p>스스로를 돌아보았지만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것은 혼자 키를 재는 것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키가 자란 것은 짧아진 바짓단을 볼 때 알 수 있다. 기자가 썼던 기사를 통해 갑오년 한 해를 되짚어보고자 한다.</p> <p>■ 다양한 댓글에 대처하는 기자의 자세</p> <p>인터넷 매체의 기자인 이상, 누리꾼들의 댓글을 피해갈 순 없다. 게임톡은 게임 커뮤니티가 아니라, 댓글을 보기는 가뭄의 단비격이다. 커뮤니티 매체의 동료 기자들은 악플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하지만, '무플 보다는 악플'이란 말도 있듯 피드백은 언제나 중요하다.</p> <p>기사는 기자의 손을 떠나는 순간, 독자들의 판단과 의견으로 퀄리티가 판가름된다. 하지만 댓글에 일일이 답변을 해줄 수 없어 답답할 때가 많았다. 여기서 기억에 남는 몇 개의 댓글을 소개하고 답글을 달아주려 한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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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읽자마자 빵 터진 댓글이 기억난다. 블리자드의 게임축제 미국 블리즈컨 출장에 다녀온 소감을 이야기한 <[블빠 기자의 눈] 2년 연속 찾아온 행운, '블리즈컨'> 기사에 달렸다. 무려 A4 2페이지가 넘어가는 긴 글이었는데, 어느 독자가 한 줄에 정리를 해버렸다. 기사를 쓴 당사자가 봐도 너무나도 명쾌한 요약에 기사를 읽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p> <p>물론 가슴 쓰린 댓글도 있었다. '디아블로3' 확장팩 출시 기념 행사에서 작성한 현장 기사인 <'디아블로3' 확장팩 출시장, 동물 3가지 떴다 왜?> 때문이었다. '아무리 게임 기자라지만 너무하네요. 억지로 동물이랑 연관시켜 관심 끌어 보려는 게 너무 유치하네요. 기자분도 정신머리 조금이라도 있으면 기사 쓰면서 이건 아니다 했을 겁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p> <p>당시에 여러 가지 의미에서 충격을 받았다. 코스프레팀 '스파이럴캣츠(고양이)', 행사장에 온 '오덕(duck, 오리)=오타쿠',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의 메인 캐릭터 '말티엘(말)'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썼기 때문이다.</p> <p>기사를 쓰면서 '그래, 이거다! 나 좀 센스 있는 듯'이라며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유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화가 난(?) 독자에게 일부러 불쾌하게 만들 의도는 없었지만, 기사가 실망스러웠다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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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이상한 센스까지도 이해해주는 독자들이 있어, 기자를 춤추게 했다. 지스타의 여파가 가시지 않아 몸도 마음도 지쳐있던 11월 26일, '관심 가는 기자분이 생겨 매일 검색한다'는 따뜻한 한 잔의 커피처럼 남겨진 선(善)플은 기자의 마음을 데웠다.</p> <p>■ 때로는 기사 한 장보다 사진 한 장</p> <p>기자 생활을 막 시작할 때는 사진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다. '그냥 알아볼 수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하수였다. 때로는 사진 한 장이 기사 한 장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전해준다. 아직까지도 사진은 기자에게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2014년 기억에 남는 사진을 뽑아보았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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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부터) 조은정 아나운서-모델 케이트 업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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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방준혁 넷마블 게임즈 의장-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김정주 엔엑스씨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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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부터)김강석 블루홀 대표-케빈 마틴즈 블리자드 디자이너-신혼부부 인디 개발팀 1506호 |
기자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유명인들을 아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취재를 목적으로(?) 걸그룹과 아나운서들을 코앞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무중력 화보로 전세계적인 남성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여배우 케이트 업튼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여기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실제로 존재하는지 의문을 갖게 만드는 허니버터칩같은 대표들도 만날 수 있었다.</p> <p>여기자가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인터뷰를 할 때 긴장을 풀고 답변은 길게, 미소는 환하게 보낸다는 것이다. 인터뷰이의 자연스러운 미소를 잡아낼 때, 기자의 뿌듯함은 커진다.</p> <p>■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3명의 인터뷰이</p> <p>기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일이다. 지난 1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을 꼽아보았다. 블리즈컨에서 만난 게임업계 꿈나무 주헌양 학생, '파이널판타지'의 요시다 나오키 PD, 엔도어즈의 김태곤 PD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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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즈컨에 방문한 주헌양 군과 어머니 |
주헌양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부러워서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블리즈컨에 어머니와 함께 참석해 블리자드 본사를 탐방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p> <p>주 군의 어머니는 '벌써부터 효도를 한다'며 등을 토닥이고 '헌양이가 마이크 모하임 대표를 만나 '다음에는 면접볼 때 만나자'고 이야기했다. 진심으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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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다 나오키 PD |
액토즈가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파이널판타지 14' 간담회에서 처음 만난 요시다 나오키 PD는 게이머들의 로망인 '파이널 판타지'의 총괄 PD다.</p> <p>그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손가락마다 낀 화려한 반지 때문도, 독특한 헤어스타일 때문도 아니다. 손에 꼽을 만큼 솔직한 인터뷰이였기 때문이다. 셀프 디스는 물론, 유저의 입장에서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열정적인 모습에 진심으로 반할 뻔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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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곤 엔도어즈 총괄 PD |
마지막으로 김태곤 총괄 PD다. 그는 엄청난 달변가로 유명하다. 보통 인터뷰를 진행할 때, 수줍은 개발자들은 '네. 그렇죠'라며 대답을 끝내버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김태곤 PD는 다르다. NDC같은 강연에서 만나면 가슴이 두근두근 할 정도다. 질문 하나에도 A4 용지 한 장 분량의 대답을 전하며 기자를 뿌듯하는 그는 '언제라도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이다.</p> <p>결론적으로, 기자에게 2014년은 독자들의 솔직담백한 피드백과 따뜻한 응원을 받으면서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한 해였던 것 같다. 2015년 12월 31일에 한 해를 돌아볼 때는 더욱더 재밌는 글쟁이이자, 노련한 기자이자, 인간적인 사람이 되어있길 바란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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