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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손상은 음주량에 비례…도수 낮아도 방심은 금물…물·두부·생선 함께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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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건강, 이것이 궁금하다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술을 즐겨왔고, 이런 전통은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져 각종 모임이나 잔치에서 술이 빠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특히 요즘 같은 연말연시 각종 술 모임에선 묵은 피로를 풀고 새해에 대한 기대가 섞이면서 과음하기 일쑤다. 연중 간 피로가 집중적으로 누적되는 시기다.

과음으로 지친 간이 회복될 시간을 갖지 못하고 다음 ‘전투’에 곧바로 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술을 마셔야 한다면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은 없을까.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알코올양을 넘어 과음하면 반드시 그 결과물이 나오게 돼 있다. 간 손상 정도는 알코올 도수가 아니라 알코올양에 비례하기 때문에 보통 1주일에 남자는 소주 3병, 여자는 소주 2병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통상 비싼 고급 술은 알코올 순도가 높아 간 손상이 덜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런 믿음은 옳지 않다.

술에는 장사가 없다. 비싼 술이건, 싸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이건 많이 마시면 간 손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알코올 농도가 낮은 맥주나 막걸리라도 많이 마시면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다. 맥주·포도주·소주·폭탄주 등 여러 종류의 술은 각 잔에 한 잔 정도가 건강음주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술 종류에 관계없이 하루에 80g 이상(소주 7~8잔 기준)의 알코올을 매일 섭취하면 알코올성 간경화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한다. 술을 마신 뒤 2~3일 정도는 금주하는 기간을 가져야 지친 간이 회복될 수 있는 것이다.

각종 모임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음주를 강권하는 술문화 때문에 마시는 술의 양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되도록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시간을 끌면서 마시는 것이 좋다.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알코올 성분의 10% 정도는 호흡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술이 빨리 깨도록 도와준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술의 흡수를 지연시켜 도움이 되고, 안주를 함께 먹는 것도 술의 흡수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기름진 안주를 많이 먹으면 지방간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콩이나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생선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적게 마시고 천천히 마셔도 음주 다음날 찾아오는 숙취는 매우 괴롭다. 알코올 분해에 많은 수분이 필요하므로 가장 좋은 숙취 해소법은 수분 섭취다. 얼큰한 국물은 술과 더불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과음한 다음날에는 되도록 콩나물이나 북어·조개 등으로 만든 맑고 담백한 국이 좋다. 진한 블랙커피나 사우나는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보다는 물이나 이온 음료가 좋다. 너무 뜨거운 탕이나 사우나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해장술은 숙취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지만 지친 간에 더욱 부담을 안겨주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유수종 <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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