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증시에서 '고령화'를 고려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26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고령화'가 내년 증시의 키워드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내년 증시를 전망하면서 가장 고려했던 변수로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 진입'을 꼽았다.
그간 고령화는 사회적인 이슈로 수년간 오르내렸지만 증시 전망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적은 드물었다.
이 센터장은 "2015년 한국 주식시장은 현상만 놓고 본다면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1∼ 2년 뒤에 고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한국의 성장률과 내수산업에 중요한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내년 주식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최근 3년간의 수축국면을 지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엔 '상승', 하반기엔 '변동성 확대'로 요약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15년에 예상되는 지수흐름은 성장률과 정책효과를 감안했을 때 상고하저(上高下低 ) 형태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연간 코스피 범위는 1870~2180선으로 설정한다."
▷왜 지금 '고령화'가 증시에서 중요한 요인이 됐나
"우리나라 인구 구조가 다이아몬드 형태에서 역삼각 형태로 전환되는 시점이 2015∼2016년이다. 1∼2년 뒤에 고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텐데 닥쳐서 대비하려고 하면 늦는다. 고령화가 무조건 경기침체나 자산가격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990년대 고령화 사회 진입 이후 일본의 장기침체는 고령화에 이은 디플레이션 등이 겹친 복합불황 형태였다. 때문에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유발 정책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할 경우엔 자산가격과 실물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정부가 최근 2015년 경제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에선 구조개혁이 강조됐다. 이는 중장기적 과제로 해석해야 한다. 경기부양보다 개혁을 우선과제로 두지는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개혁 일변도라기 보다는 확장적 거시정책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 또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목표를 58%로 선정했으며 상반기 조기집행 외에도 2015년에 추가 재정집행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결론적으로 상반기 재정집행 강화로 인한 효과가 얼마나 클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는 어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 저물가 패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나아 보이는 지역은 미국이다. 투자와 소비가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2.5% 수준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투자에 선행하는 자본재 주문이 늘어나고 있으며, 소비에 중요한 임금을 높여주겠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설비투자는 단순히 셰일가스 혁명의 영향은 아니다. 제조업 전반에 걸쳐 가동률이 올라오는 모습이다. 철강과 기계 등 한국의 자본재 업종이 중국 투자 둔화로 받는 부담을 미국이 다소 덜어내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중국'을 빼고 얘기하긴 어려웠다. 내년엔 어떨까.
"중국은 성장률이 7% 초반까지 낮아질 것이다. 농촌의 값싼 노동력이 도시로 유입되면서 저임금에 기반한 고도 성장기는 막을 내릴 것이다. 이후 경로는 투자와 성장률 둔화다. 중국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원자재나 자본재 수출은 확대되기 어렵다. 그러나 임금상승으로 도시 중산층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소비재 수출은 양호해 보인다."
▷내년 국내 성장률은 어떻게 예측하는가
"2015년 상반기 경기회복이 예상된다. 가격회복과 공급축소에 초점을 둔 정부정책이 뒷받침되면서 부동산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소비회복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것이다. 연간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한 3.4%로 예상된다."
▷유망 업종과 종목은 무엇인가.
"삼성전자와 기아차, KB금융 등 배당주들이 주목받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또 변동성에도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을 추천한다. 소프트웨어와 생활용품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 LG생활건강 등이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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