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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 이제 북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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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쿠바가 국교 정상화를 공식 발표했다. 53년간 첨예하게 대립해온 양국이 냉전시대의 유산을 청산하고 화해와 평화공존의 새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세계사에 남을 2014년의 빅 이벤트다. 이제 남은 고립폐쇄 사회는 북한뿐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어제 백악관과 아바나에서 각각 발표한 선언을 보면 대사관 재개설도 수개월 내 끝날 전망이다. 1961년 국교단절로 고립됐던 쿠바가 오바마 정부의 개방외교정책이라는 열린 문으로 들어선 것이다. 미국인의 쿠바 여행과 송금이 바로 허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쿠바는 5년째 수감 중이던 미국인을 즉각 석방하기도 했다.

미국과 쿠바의 적대관계 종언은 이념보다 민생을 중시해온 라울 카스트로 정권의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이 된다. 2008년 형 피델을 승계한 그는 정치개혁과 더불어 시장경제시스템을 꾸준히 도입해왔다. ‘쿠바의 덩샤오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신뢰도 쌓아왔다. 1991년 옛 소련이 무너지자 그는 일찍이 중국식 개방경제의 지지자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과 적대관계 아래에서는 성장 한계가 뻔했다. 최근에는 막대한 원유 지원자였던 베네수엘라마저 저유가로 재정파탄에 처하자 더 기댈 곳도 없게 됐다. 벌써 아바나에는 미국과 국교재개로 해외투자를 유치해 올해 겨우 1%인 경제성장률을 내년에는 5%로 올리자는 성급한 기대도 나오는 모양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향한 쿠바 야구선수들의 목숨 건 탈출극도 이젠 끝나게 됐다. 쿠바인들도 세계의 시민이 된 것이다. 북의 김정은 정권은 쿠바의 선택을 어떻게 보고 있나. 막연히 북에 경도된 종북세력들은 또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북한과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됐던 이란도 미국과 관계개선에 나섰다는 다양한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북은 핵과 미사일에 매달리며 지구촌의 폐쇄 독재국가로 남을 것인가. 북한은 대결노선을 포기하고 한시 빨리 개혁·개방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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