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과 신흥국 시장 불안 여파로 16일 국내 금융시장도 환율이 급락하고 주가가 내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23포인트(0.85%) 밀린 1904.13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0월17일(1900.66)이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11.35포인트(0.59%) 내린 1909.01로 출발해 오전 내내 1900선 후반을 맴돌았다. 오후 들어 1910선 위로 올라왔지만 장 후반 외국인이 매도 규모를 키우자 1900선 초반으로 다시 밀렸다.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은 유가 급락에 따른 여파로 간밤 미국·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하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또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90달러(3.3%) 하락한 55.9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5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리스크는 위험 자산에 대한 회피 현상을 강화시키고 있다"며 "이로 인한 외국인의 거센 매도 공격이 국내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증시 상승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과 같은 매크로 변수에 코스피지수가 흔들리고 있다"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V'자 반등이나 추세 전환까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발표된 중국의 12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마저 시장 전망을 밑돌며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4원 내린 1086.7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 유가 급락과 러시아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안전자산인 엔화 선호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오후 3시35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장 뉴욕대비 0.41엔 내린 달러당 117.32엔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는 가운데 러시아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갑작스럽게 기준금리를 6.5%포인트 인상한 것도 이날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44.08포인트(2.01%) 하락했으며,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도 전날보다 34.72포인트(0.39%) 하락한 8950.91로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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