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 채무자 5명 가운데 1명은 연이율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복지재단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서울시 저소득층 금융서비스 욕구 및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희망플러스통장·꿈나래통장 가입자 1만5000여 명 중 무작위로 뽑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희망플러스통장과 꿈나래통장은 서울시가 저소득층의 자산형성 지원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매칭저축 프로그램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이 참가한다.
조사 결과 저소득층의 62.4%(627명)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고, 특히 부채가 있는 저소득층 가운데 21.7%(136명)는 현재 연이율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었다.
부채가 있다고 답한 627명이 이용하는 대출기관(중복응답)은 은행(61.4%), 보험회사(31.7%), 카드회사(25.5%), 벤처캐피털·저축은행(11.8%) 등 순이었다.
이들 중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채무자가 이용한 대출기관은 은행(52.9%), 카드회사(44.9%), 보험회사(33.9%), 벤처캐피털·저축은행(29.4%), 상호금융(16.2%), 대부업체(10.3%) 등으로 나타나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의 비율이 전체 채무자의 이용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신용불량자 경험은 고용형태별로 일용직은 26.9%, 자영업자는 24.1%, 정규직은 10.9%였다.
연령별 신용불량자 경험은 30대 이하(10.6%), 40대(20.2%), 50대 이상(21.8%) 등 순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채무 불이행 경험자 수가 늘었다.
대출자 중 대출상품을 2개 이상 이용하는 다중대출자 269명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생활비(67.7%)와 주거비(62.1%)가 필요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자녀교육비를, 소득이 낮을수록 의료비를 대출 사유로 많이 언급했다.
그러나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서 소외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서민금융 상품을 이용한 저소득층은 8.9%에 불과했다.
서민대출을 이용하지 않은 응답자 528명은 존재 자체를 몰라서(25.9%), 자격 요건에 맞지 않아서(25.8%), 나에게 맞는 상품이 뭔지 몰라서(22.9%) 이용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순성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은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위기가 심각하지만 정부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서민금융상품은 외면받고 있다" 며 "일자리와 연계한 금융서비스를 통해 서민금융상품의 지원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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