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비전 담은 공동성명 채택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내년까지 타결 노력
朴대통령, 기후변화 비즈니스 모델 제시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한·아세안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내용의 미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박 대통령과 이번 정상회의 공동 의장인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안보 협력 △경제 협력 △사회·문화 협력 등을 3대 축으로 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가자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아세안 혁신센터’ 설립
경제 분야에서 한·아세안 정상들은 기업들의 활용률이 낮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 자유화 협상을 서둘러 2015년 말까지 완료한다는 데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한·아세안 FTA 활용도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역내 제도 개선을 통해 현재 1350억달러 교역 규모를 2020년까지 20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통해 6억4000만명의 인구와 역내 국내총생산(GDP) 3조달러 수준의 단일 시장과 생산기지가 출범하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데 정상들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또 아세안 회원국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중국 등 16개국이 참여해 다자간 FTA 형태로 추진 중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도 당초 목표대로 2015년 말까지 타결 짓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밖에 역내 중소기업 간 상호 진출을 돕기 위해 이번 회의를 계기로 설립된 ‘한·아세안 비즈니스 협의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아세안 혁신센터’를 별도 설립해 지원해나가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관광특구에 전기차 확산
이날 정상회의 두 번째 토론에서는 기후변화 등의 이슈가 주로 논의됐다. 박 대통령은 기조발언에서 “기후변화나 재난 대응을 부담으로 생각하지 말고 신산업과 기술 발전의 기회로 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후변화대응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참석 정상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박 대통령이 제안한 세 가지 모델은 △신재생에너지와 전력저장장치(ESS)를 결합해 전력망 연결이 어려운 오지나 섬 지역에 24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모델 △농축산 부산물을 활용해 바이오가스 등을 만들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판매하는 ‘친환경 에너지타운’ 모델 △아세안국가 관광특구를 중심으로 전기차 렌트, 전기차 택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차 확산’ 모델이다. 이 같은 모델은 정상회의 후 채택한 공동성명에도 반영됐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이날 제시한 모델은 개도국의 배출가스 감소 및 기후변화 적응 역량 강화를 지원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개도국들의 동참을 적극 유도해 내년 파리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 총회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아세안 문화원 건립
이날 회의에서는 2017년을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한 것과 관련, 2017년 부산에 ‘아세안 문화원’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적 교류를 늘리기 위해 장학생 지원 확대, 학생 및 교수 교류와 공동연구 확대, 아세안 학생들을 위한 기술 직업교육 확대 등의 사업도 준비한다.
내년 5월 인천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교육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협력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역내 빈곤 퇴치 및 지속가능 개발과 관련해 농업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한국의 새마을운동 정책 등 개발 경험을 적극 공유하기로 했다.
정상들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조속한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내용을 성명서에 포함시켰다. 또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국제의무와 약속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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