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위대 본거지 캠프 철거
[ 김태완 기자 ] 홍콩 경찰이 11일 도심에 있는 시위대 캠프를 철거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 2017년 홍콩행정장관 선거안에 대한 반대로 촉발된 홍콩의 도심시위는 75일째인 이날 일단락됐다.
이날 경찰은 캠프에 남아 있는 수백명의 시위 참가자들에게 30분 내에 떠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뒤 70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철거를 강행했다.
시위대는 대부분 물리적 저항을 하지는 않았으나 일부는 철수를 거부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특히 한때 수만명이 밤샘농성을 벌였던 정부청사 인근의 애드미럴티에서는 이날 수백명의 시위대가 남아 경찰의 캠프 진입을 저지했다. 이들은 ‘인간사슬’을 형성해 경찰의 진입에 맞섰으며 경찰은 강제력을 동원해 일부 시위대를 연행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시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경찰에 법 집행을 촉구해 시위대와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에 앞서 법원 집행관들은 이날 오전 9시 정부청사 인근의 애드미럴티 지역에서 고등법원의 점거해제 명령서를 부착하고 시위대에 철수를 주문했다.
시위를 주도한 홍콩대학생연합회의 알렉스 차우 비서장은 전날 밤 애드미럴티에서 수천명의 시위 참가자가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어 “시민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정부에 대한 거부의 표시로 마지막 순간까지 현장에 머무를 것”이라며 “경찰에 체포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 지도부는 이날 일반 참가자들에겐 경찰에 저항하지 말 것을 권고해 경찰과 시위대 간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홍콩 경찰의 시위캠프 철거 조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는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해 홍콩의 사회 안정과 질서를 회복시킬 완전한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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