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대상 인수 타진
[ 좌동욱/정영효 기자 ] 한화그룹이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부문 4개 계열사 인수에 따르는 재무적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화는 국내외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한화갤러리아 지분 인수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사모펀드가 30% 안팎의 지분을 사들인 뒤 향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 나가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자문은 JP모간이 맡았다.
투자 의사를 타진받은 한 PEF 관계자는 “거래 가격과 조건에 따라 매각 대상 지분은 변동될 수 있지만 경영권은 한화그룹이 그대로 행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명품관을 포함, 전국에 5개 백화점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에 이은 업계 4위다.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를 통해 올해 면세점사업에 진출했으며, 한화비앤비를 통해 커피와 음료 제조 판매사업도 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일부 지분 매각은 삼성그룹과의 ‘빅딜’(대규모 거래)에 따르는 그룹 전체 자금 상황을 고려한 대책이라는 게 투자은행(IB ) 업계의 설명이다. 한화는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삼성그룹 4개 계열사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 1조9000억원을 자체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 경우 그룹 전체 자금 사정이 빡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 측은 도심 요지에 있는 갤러리아백화점의 부동산 가격 등을 감안해 지분 30%를 기준으로 3000억원 이상의 몸값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PEF 중 상당수는 일부 지분 투자는 매력이 크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협상 과정에서 일부 지분 매각이 경영권 매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IB업계 판단이다. 인수 경쟁이 가열되면서 몸값을 두둑이 받을 수 있어서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업계 ‘빅3’ 경쟁사도 매각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가격과 조건이 맞지 않아 매각이 중단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화는 대안으로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한 뒤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B 관계자는 “방산, 태양광, 화학 등 전략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비핵심사업을 묶어 팔아야 한다는 의견도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좌동욱/정영효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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