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영화투자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고전 끝에 9개월 만의 증시 상장을 눈앞에 뒀지만 증권가에선 흥행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영화 농사가 모두 '흉작'이었던데다가 상장 이후 이렇다할 성장동력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또 상장을 앞두고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측정 방법을 바꾸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EW는 지난 3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9개월 만인 이달 15~16일 청약에 들어간다.
NEW와 같은 시기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모두 두 달여만에 심사 승인을 받은 탓에 그간 이 회사의 심사 연기엔 이목이 집중돼 왔다.
지난해에 비해 악화된 올해 실적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야심차게 배급한 영화 4개가 흥행에 실패하며 모두 손익분기점(BEP)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개봉한 '7번방의 선물'과 같은 해 12월에 나온 '변호인'이 여전히 NEW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상장 이후의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우 박유천이 주연으로 등장한 '해무'의 경우에도 대기업에 밀리면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다"며 "부침이 심한 영화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적이 악화되자 NEW는 상장을 앞두고 기업 가치(밸류에이션) 방법도 변경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변경해 공모가를 높인 것. 심사가 길어지면서 공모가의 기준이 되는 실적이 지난해에서 올해로 바뀌자 PER를 이용한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고, PBR은 한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NEW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순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에 PER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반면 지난 10월 화책미디어가 536억원을 출자하며 자기자본이 두 배 가량 늘면서 PBR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해 187억 원에 달했던 NEW의 순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2억 원에 불과하다.
올해 연환산 순이익 56억 원에 상장 후 주식 수인 1402만 주를 나누면 주당순이익(EPS)은 400원이 된다. 기존에 적용됐던 PER 20~30배를 EPS에 적용할 경우 공모가는 7991~1만1987원으로 산정된다. 그러나 PBR로 변경해 책정한 희망공모가는 1만2700~1만6300원이다.
이 사이 장외주가도 떨어졌다. 상장 소식이 나온 당시 NEW의 장외 주가는 3만원 가까이 치솟았지만 최근엔 2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상장 규모도 1000억원대에서 300억원 대로 축소됐다. 현재 희망공모가액 기준 263억~338억원 규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터테인먼트주들이 중국발(發) 모멘텀 등으로 훈풍을 타고 있어 NEW가 자연스레 동승하게 됐다"며 "해당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성장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본 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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