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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事때마다 외풍 거센 우리·KB, 끄떡없는 신한·하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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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57% 지분있는 정부가 대주주
KB, 한때 정부 소유…'주인 노릇' 여전
직원들 '외부 줄대기' 관행도 원인

신한·하나금융, 지배주주 없지만 CEO 인사 '내부 승계' 정착
정치인·관료 외압 엄두 못내



[ 박신영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이다. 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 같으면 벌써 이런저런 하마평이 난무할 시기다. 하지만 두 회사는 조용하다. 김 회장과 서 행장의 연임이 거의 확실한 탓도 있지만 외부에서 두 자리를 탐내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계에서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잘나가는 이유 중 하나로 ‘외풍’의 차단을 꼽는다. 반대로 KB금융과 우리은행은 최고경영자(CEO) 인사 때마다 홍역을 치르며 경쟁력이 저하된다고 보고 있다.


○인사 때마다 홍역 치르는 KB와 우리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은 지난 5일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정됐다. 그가 내정되는 과정은 험난했다. 이미 10월 말부터 이런저런 얘기가 난무했다. ‘내정설’과 ‘외압설’이 교차했다.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서금회)도 부각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우리은행 조직도 분열됐다. 차기 행장을 뽑으면서 조직이 헝클어지는 현상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될 때도 그랬다. 이미 지난 9월부터 이런저런 말이 나돌았다. 당시에도 내정설과 외압설은 어김없이 나왔다. 그가 강력한 경쟁자였던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현 전국은행연합회장)을 제치고 회장이 됐지만 금융당국은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불승인’ 카드를 내세워 그를 압박하고 있다. 여전히 외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올해만이 아니다. 우리은행장(우리금융지주는 11월부터 우리은행에 통합됐음)과 KB금융 회장을 뽑을 때마다 뒷말이 무성했다. 역대 우리금융 회장 5명 중 3명(윤병철 황영기 박병원 전 회장)이 외부 출신이었다. 이팔성 전 회장과 이순우 행장이 내부 출신이지만 인선 과정이 깨끗하지만은 않았다. KB금융도 마찬가지다. 전임 회장 3명(황영기 어윤대 임영록)이 모두 외부 출신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다르다. 비슷한 시기에 금융지주를 출범시켰지만 지주사 회장은 각각 2명에 불과하다. 신한금융은 라응찬 전 회장에 이어 한동우 회장이 4년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하나금융도 김승유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정태 회장이 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KB·신한·하나금융의 대주주는 국민연금

외풍에 대한 국내 4개 금융그룹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지분율 때문이 아니다. 정부가 대주주(지분율 56.97%)인 우리은행은 그렇다고 치자. 나머지 3개 회사에 대한 정부의 지분율은 ‘0%’다. 모두 국민연금이 1대 주주다. 그런데도 유독 KB금융이 외풍을 타는 것은 이들 회사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과 관련이 있다.

신한금융은 재일동포(현재 지분율 약 20%)가 설립한 회사다. 하나금융은 과거 장기신용은행의 자회사인 한국투자금융을 모태로 한다. 그런 만큼 ‘주인 있는 회사’라는 인식이 강했다. 두 회사는 또 1990년대만 해도 규모가 작았다. 외부 실세들이 탐낼 만한 자리도 아니었다. 그러는 사이 이들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내부 승계의 전통을 굳건히 했다.

KB금융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만들어졌다. 두 은행 모두 한때 정부가 대주주였다. 정부는 지금 지분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신이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 이런 관행에 젖은 직원들도 CEO가 되거나 승진하기 위해 이리저리 외부의 ‘줄’을 찾아다니고 있다. 정부의 간섭과 직원들의 관행이 외풍을 끝없이 불러들인다고 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KB금융과 우리은행 모두 내부 출신이 CEO가 된 만큼 후속 인사에서 외풍을 차단하고 내부 승계의 전통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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