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살아난 美 경제
고용, 시장 기대치 뛰어넘어…임금도 올라 소비회복 기대
내년 조기 금리인상 전망도
10월 수입 6개월來 최대…WSJ "세계 경제회복 견인"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의 지난달 고용과 실질임금이 깜짝 성장세를 보이자 뉴욕타임스(NYT)는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성장률이나 물가 등 거시지표에서만 보여지던 경기회복세가 ‘눈에 보이는’ 고용시장에서도 확인됐다는 의미였다. 시장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美 실업률 6개월 연속 6% 아래
7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는 32만1000명을 기록, 2012년 1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시장전문가들이 예상한 23만5000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로써 미국에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모두 265만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다. 올해를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1999년(318만명) 이후 연간 기록으론 최고 수치를 달성한 것이다.
실업률은 5.8%로 전월과 같게 나오면서 지난 9월 5.9% 이후 3개월 연속 미국 중앙은행(Fed)의 목표치인 6.0%를 밑돌았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베스 안 보비노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11월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가 이륙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말했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임금이 24.66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한 것도 시장이 예상치 못한 숫자다. 최근 1년간 평균치인 0.2%의 두 배이자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고용이 증가하더라도 임금 상승률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 회복이 실질소득 증가와 이에 따른 소비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지난 5일 다우지수는 0.33% 오르면서 17,958.79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으로 지수가 42포인트(0.23%)만 추가 상승하면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8,000선을 돌파하게 된다.
경기회복세가 확연해지면서 Fed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NYT는 대다수 이코노미스트가 내년 중반 이후 Fed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내년 3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은 실업률 하락과 강한 고용회복세가 유지되면 내년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도 6일 워싱턴 강연에서 “11월 고용지표가 매우 강력했다”며 “미국 경제가 돌아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스터 총재는 특정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 “다만 지표 하나에 과도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 조기 금리 인상은 예상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수입 증가가 세계경제 희망”
경기회복으로 미국의 수입이 늘면서 글로벌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의 수입 규모는 2409억달러로 전월 대비 0.9% 증가율을 보였다. 최근 6개월간 최대치였다. 미국의 석유 수입 감소와 달러화 강세를 감안하면 소비재나 설비 등 다른 제품의 수입은 더 늘어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또 한번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서 끌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 들어 10월까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WSJ는 “미국 덕분에 유로존이 올해 가까스로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수입 증가가 글로벌 경제 회복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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