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실적·현금유보율·부채비율 분석
CJ대한통운·아모레퍼시픽 개선…증권株는 비용절감 '반짝 효과'
[ 강지연 기자 ] 올 들어 3분기까지 이익은 물론 재무 건전성 지표 등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상장사는 LG이노텍으로 나타났다. 올해 실적과 현금유보율, 부채비율 등 항목별 상위권에 이 회사가 거의 모두 이름을 올렸다. 증권주들은 실적 증가율 상위에 여러 회사가 올랐지만 금리하락과 비용절감에 따른 ‘반짝 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LG이노텍 ‘수익왕·저축왕’
한국경제신문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등과 함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의 올해(1~3분기 누적 기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의 증가율과 유보율 상승폭, 부채비율 하락폭을 비교했다. 그 결과 LG이노텍이 매출 증가율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상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255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361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순이익은 155억원에서 1183억원으로 7배 넘게 늘었다. 증가율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8위, 순이익은 4위에 올랐다.
이 회사의 현금유보율은 3분기 말 현재 1334%로, 작년 말보다 129%포인트 높아져 증감률 상위 20위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47%에서 172%로 낮아져 현대상선(1185%→801%) 다음으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모든 항목에서 개선세를 보인 종목은 LG이노텍이 유일하다. 덕분에 작년 말 8만3700원이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7월 15만원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다만 LED(발광다이오드) 사업에 대한 우려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5일 10만2500원까지 밀려났다. 회사 관계자는 “LED는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적은 사업”이라며 “주력 사업인 카메라모듈은 물론 자동차 부품 등 다른 신사업 부문의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 외에도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작년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선 기업이 많았다. CJ대한통운은 3분기까지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것(641억원)보다 많은 10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등도 지난해보다 빠른 이익 증가세를 나타냈다.
○증권주 실적 ‘반짝 개선’
한편 실적 부문에선 증권주들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증가율 상위에 무더기로 올라 눈길을 끌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1~3분기 누적 매출(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대우증권과 현대증권도 매출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선 가운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금융지주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이는 작년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올해 금리가 하락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채권 평가이익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구조조정으로 비용 지출이 줄면서 수치상 개선폭이 컸다는 설명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나 상품 판매 등 주력 부문에서 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증권시장으로의 유동성 유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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