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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엔 붕괴' 초읽기…엔화 7년여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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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

"의도하지 않은 엔低 땐 아베노믹스 실패"



[ 뉴욕=이심기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의 엔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당 120엔 붕괴가 임박했다. 엔화 가치 하락이 임계점에 가까워졌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0.7% 하락한 달러당 119.22엔에 마감했다. 2007년 8월 이후 7년3개월 만의 최저치다. 3일 열린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화 가치는 나흘 연속 하락하며 달러당 119.20엔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는 119.43엔까지 밀렸다.

지난 1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A1’으로 한 단계 강등한 데다 이날 스탠리 피셔 미 중앙은행(Fed) 부의장이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를 부추긴 영향이 컸다.

피셔 부의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 문구를 삭제할 시기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16~17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성명서에서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를 삭제할 경우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굳어진다. 포워드 가이던스의 문구가 달라지면 6개월 후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다. 이에 따라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88.61로 2009년 3월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는 일본 정부가 의도한 엔저였지만 달러당 엔화가치가 120엔대에 진입할 경우 통제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더욱이 일본 경제의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기울면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가 완전히 실패로 끝날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온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아베노믹스의 실패 우려와 미 달러화 강세가 맞물려 엔화 가치 하락이 가속화되면 국제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은 3일 낸 보고서에서 달러에 대한 엔화가치가 125엔을 넘어설 경우 일본의 재정 악화 우려가 증폭되면서 엔화 가치의 예상치 못한 급락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다른 외환시장 전문가도 “엔·달러 환율 125엔이 깨지면 통제되지 않는 엔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양적 완화가 엔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기업의 수출 증대와 투자 확대를 통해 일본 경기가 회복되고 내수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더 이상 이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 내 경제 전문가들도 추가적인 엔화가치 하락은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작년 기준)이 15% 수준이라 엔저가 수출 진작보다는 내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본 경제는 2분기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엔저로 인해 자동차회사 등 기업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물가 인상에 소비세 인상까지 겹치면서 일본 국민 사이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엔저에도 일본 무역수지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역수지는 2014회계연도 상반기(4~9월) 사상 최대 적자(5조4356억엔)를 기록한 데 이어 10월에도 7368억엔 적자로, 28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뉴욕=이심기/도쿄=서정환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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