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메시징 시장 독과점 혐의
兩社 "과도한 규제" 반발
[ 마지혜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메시징 시장의 독과점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LG유플러스와 KT에 중징계를 내렸다. 기업메시징 서비스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에 무선통신망을 빌려주는 대가보다도 싸게 직접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시장을 독식하려 했다는 혐의다.
공정위는 30일 LG유플러스와 KT에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무선통신망 이용요금보다 싸게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두 기업에 각각 43억원과 19억원 등 62억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기업메시징이란 카드사나 은행 등이 신용카드 승인과 은행 입출금 거래내역 등을 문자메시지로 소비자에게 발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업메시징사업자는 LG유플러스 등 무선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 소비자에게 문자를 발송한다.
LG유플러스와 KT는 경쟁 사업자들이 무선통신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자사에 내는 요금(건당 9.2원)보다도 저렴하게 기업메시징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 같은 행태는 원재료(무선통신망)를 독과점적으로 공급하면서 완성품(기업메시징 서비스)도 동시에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이 원재료를 완성품값보다도 비싸게 팔아 경쟁자를 배제하는 ‘이윤압착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와 KT는 반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신사는 전송망을 깔고 유지·보수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기업메시징사업자가 내는 요금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KT 관계자도 “지난해 기준으로 기업메시징 시장에서 KT의 점유율은 25%에 불과한데도 판매가격을 제한하는 것은 자유로운 경쟁을 막는 과도한 규제”라며 “행정소송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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