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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질주 뒤에는 '자사주 매입'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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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새 1조6000억弗 매입…S&P지수 올 47번째 최고치 경신

행동주의자 입김도 매입 부추겨
"투자 줄어 경쟁력 약화" 지적도



[ 김순신 기자 ] 미국 증시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미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26일(현지시간) 전날보다 0.28% 오른 2072.83으로 마감해 올 들어 4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와 기업 실적 개선이 강세장의 주요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상장사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도 미 증시의 사상 최고치 행진에 동력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분기 기준으로 작년과 비교해보면 S&P500지수 상승률(15%)이 지수편입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 증가율(11%)을 크게 앞섰다”며 “이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띄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美 대기업 자사주 매입 확대

시장조사업체 비리니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미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은 올 상반기에만 3383억달러(약 397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자사주 매입을 승인한 기업은 740곳에 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다. S&P500 기업들이 2011년부터 자사주 매입에 들인 돈은 1조6000억달러(약 1760조원)가 넘는다.

기업들이 자사주를 사서 유통 주식수가 줄면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순이익이 늘지 않아도 투자의 기준이 되는 지표가 개선된다. 바클레이즈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S&P500지수를 2% 이상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FT는 “막대한 자사주 매입으로 미 증시에서 기업들의 영향력이 기관투자가들보다 커졌다”고 평가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초저금리에 자금조달이 가능해진 것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부추기고 있다. 채권시장 등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끌어모아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주 매입을 위해 지난해 29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주주 이익 극대화 VS 성장 걸림돌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확대에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입김도 작용하고 있다. 기업 성과를 주주 이익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표적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은 지난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애플이 자사주 매입을 늘리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133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더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2015회계연도(2014년 10월~2015년 9월) 자사주 매입 규모를 기존 600억달러에서 9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이칸은 최소 1100억달러어치는 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에선 자사주 매입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부채를 통한 자사주 매입은 투자재원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며 “투자가 줄면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라조닉 매사추세츠로웰대 교수는 “자사주 매입은 주가 조작과 다를 바 없다”며 “자사주 매입은 소득 불평등 심화 등의 부작용으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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