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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 0.7㎜인데 1.5m 높이에서 떨어져도 유리는 멀쩡…'얇고 강하게'…코닝 유리기판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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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성 획기적으로 높인
4세대 고릴라 글라스 개발

삼성·애플 휴대폰에 공급
車 앞유리용 납품도 늘려



[ 이심기 기자 ]
“1.5m 높이에서 20회 이상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아야 합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북서쪽으로 450㎞ 떨어진 인구 1만여명의 중소도시 코닝. 전 세계 특수유리 시장 1위 업체인 코닝 본사가 있는 곳이다. 20일 이 회사 연구개발(R&D) 센터의 부속 건물인 성능시험장에서는 최근 출시된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 4세대 제품의 충격 저항성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제품 개발을 총괄하는 제이미 아민 부사장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최대 불만 중 하나가 화면 파손”이라며 “얼마나 충격에 강한 유리기판을 만드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유리의 ‘보이지 않는 진화’

코닝은 이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 기자들을 상대로 다양한 성능 실험을 선보였다. 1.5m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낙하 실험과 쇠구슬을 기판에 떨어뜨리는 충격 실험, 자동차 열쇠와 동전을 함께 텀블러에 넣어 상하좌우로 강하게 흔드는 스크래치 실험까지 다양한 조건에서 기판의 성능을 점검했다.

고릴라 글라스는 코닝이 2007년 모바일 기기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강화 유리다. 이번에 선보인 4세대 모델은 기존 3세대 제품보다 강도는 두 배로 높이고, 두께는 0.7㎜로 25% 줄였다.

코닝은 수천 번의 낙하 실험과 현미경을 통한 단면도 분석으로 화면 파손의 원인을 찾아낸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화학처리기술을 개발했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 유리보다 300도 높은 1600도에서 성형하는 열처리를 거치도록 했다. 조시 제이컵스 특수소재 개발사업부 부장은 “고릴라는 제품 개발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더 얇고 강하고 투명하면서도 유연성은 높인 ‘충격적’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자업체 모두가 고객

코닝이 개발한 고릴라 글라스는 이미 세계 스마트폰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신 제품에 장착됐다. 델과 휴렛팩커드(HP), 레노버 등 전 세계 선두권 PC 메이커 모두가 코닝의 고객이다.

애플이 GT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이하 GT)의 사파이어 글라스를 아이폰6의 기판유리로 채택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결국 고릴라 글라스를 사용하기로 한 것도 코닝 제품의 우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코닝이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한 건 전적으로 제품 우위에 힘입은 것이다. 제임스 스타이너 수석부사장은 “전 세계 전자업체가 개발한 1300개 모델, 30억대의 전자기기에 코닝 기판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BMW와 포르쉐 등 자동차 메이커로 고객군을 넓히고 있다. 고릴라 글라스로 만든 자동차 앞면 유리는 기존 자동차 앞면 유리와 비교해 강도는 높은 반면 두께는 4분의 1에 불과하다. 무게도 12.8파운드로 20% 이상 가볍다. BMW는 소형차 i80 모델의 후면 유리에 고릴라 글라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포르쉐는 차량 내부 운전석 유리의 소재로 채택했다. 이 밖에 은이온을 내장한 항균 유리도 개발해 병원과 공공기관의 대화면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벨라즈쿠에즈 마케팅 이사는 “지난해 매출의 8%, 전체 수익의 17%인 8억달러를 R&D에 투자했다”며 “미래 혁신 제품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경쟁력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코닝=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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