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대주주 및 경영진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모범규준을 새로 마련했다. 이를 통해 제2의 KB금융 사태 등을 막는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신제윤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발전심의회 정책·글로벌분과 확대 연석회의를 열어 사외이사 다양성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논의한 뒤 입법예고했다.
신제윤 위원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는 대주주의 전횡을 차단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 또는 견제해, 복잡한 이해관계를 규율하는 제도적 장치와 운영 매커니즘을 의미한다"며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난맥상은 금융 시스템 안정과 신뢰까지 훼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금융사 지배구조에 있어 이사회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뤄져 있으나, 구성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특정전문직이나 직업군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자기 권력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올 9월말 현재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2명 중 50%인 16명이 교수와 연구원으로 구성돼 있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사 사외이사는 금융 경영 회계 등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교수나 연구원, 공무원 출신은 금융과 회계 분양의 경험이 없어 금융회사 사외이사가 되기 어려워진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도 금융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도록 했다. 특히 위험관리위원회와 보상위원회에는 금융 회계 재문 분야 경험자 1인 이상을 중복되지 않게 포함해야 한다.
이번 모범규준 마련으로 KB금융 사태로 금융당국의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 등 현직 교수들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사외이사의 임기는 은행 및 은행지주사의 경우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축소됐다. 사외이사의 겸직도 금지된다.
모범규준을 적용받는 금융사는 해마다 사외이사의 선임사유, 활동내역, 개인별 보수 등을 담은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사회는 상시로 최고경영자(CEO) 승계프로그램을 마련해, 30일내 추천·선임 절차가 완료될 수 있도록 하는 등 후보군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모범규준에 대한 업계의 의견 수렴 후 최종안을 확정해, 다음달 시행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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