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서방 인질 희생자
'美 지상군 투입' 강력 경고
[ 양준영 기자 ]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16일 미국인 구호활동가 피터 캐식(26)을 참수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이 동영상엔 IS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복면을 한 남성이 영국식 억양으로 “마지막 십자군(미군)을 끝장내겠다”고 말하는 장면과 참수된 피투성이의 신체 부위를 가리키며 캐식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캐식은 IS에 의해 참수된 다섯 번째 서방 인질로, 미국인으로는 세 번째 참수 희생자다.
미국 특수부대 출신인 캐식은 시리아 난민을 돕는 ‘특수긴급대응지원(SERA)’이란 비정부 단체를 직접 조직했고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의료 구호활동을 벌이던 중 지난해 10월 레바논에서 시리아 동부로 넘어가다 IS에 납치됐다. 그는 IS에 억류된 동안 이슬람교로 개종하고 이름도 ‘압둘 라흐만’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지난달 3일 영국인 구호활동가 앨런 헤닝을 참수한 당일 미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캐식을 다음으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버나뎃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정보 당국이 동영상의 진위를 가리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무고한 미국인을 잔인하게 죽인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IS는 이 동영상에서 시리아군 포로 최소 12명을 캐식과 함께 참수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군 지상군의 개입을 강하게 경고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IS 조직원은 이 동영상에서 “당신들(미국)은 4년 전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했지만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예전보다 더 많은 미군이 이라크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부인에도 최근 미국 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지상군 투입 여론을 의식한 IS의 대응으로 풀이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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