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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에 연기·연주·춤까지 척척…한국어 초연에 배우들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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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일 개막 뮤지컬 '원스' 연습현장 가보니…

영화를 독특하게 무대화
시적 가사 선율화에 역점
동작 큰 군무도 일사불란



[ 송태형 기자 ]
“천천히. 좀 더 천천히! 아, 참.”(가이) “이 노래 나랑 같이해 보면 안 죽을 거예요. 아 제발~.”(걸)

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3층 연습실. 뮤지컬 ‘원스’ 연습이 한창이다. ‘가이’ 역의 이창희와 ‘걸’ 역의 전미도가 이 작품의 원작인 영화 ‘원스’에서 가장 잘 알려진 ‘폴링 슬로리(falling slowly)’ 장면을 연습하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처음 만난 가이와 걸이 우연히 들른 악기점에서 연주와 노래로 교감을 하는 부분이다.

뮤지컬은 영화보다 훨씬 극적이다. 영화에선 가이가 악보를 가방에서 꺼내 걸에게 곡을 설명하고 가르치며 차분하게 진행된다. 이에 비해 뮤지컬에선 다소 상투적인 ‘극적 장치’로 악보를 구한 걸이 가이를 억지로 잡아끌다시피 하며 ‘협연’을 이끈다. 음악도 극적이다. 둘만의 피아노·기타 합주로 이어지다 절정 부분에서 무대 양쪽에 앉아있는 배우들의 연주가 가세하며 풍부한 음색을 만들어냈다.

전미도의 말투와 억양이 톡톡 튄다. 원작에서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체코 이민자인 걸이 영어에 서투르듯이 전미도 또한 한국말이 익숙지 않은 외국인처럼 말한다. 전미도는 “외국인들이 영어식 표기로 한국말을 적어 발음하는 것을 참조해 특징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오케스트라 없이 무대에서 연기와 노래뿐 아니라 악기 연주를 하는 동시에 춤까지 춘다. 이날 연습에서 배우들은 꽤 동작이 큰 군무를 일사불란하게 추면서도 훌륭한 합주를 들려줬다. 이창희와 함께 ‘가이’를 번갈아 연기하는 윤도현(록밴드 ‘YB’ 보컬)은 “20여년간 무대에서 별짓을 다 하며 연주했지만 이번처럼 춤추며 연주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며 “이 모든 것을 해내는 배우들이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원작 영화를 독특한 연극적 문법과 감성으로 수준 높게 무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2년 토니상에서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공의 관건 중 하나는 번역이다. 이날 연습에선 악기 소리에 묻힌 탓인지 배우들의 한국어 가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시적인 가사가 많아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음악적인 표현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원작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한국말의 특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계속 수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원스’의 한국어 초연은 내달 3일부터 내년 3월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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