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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 토론] '경유 택시' 도입 바람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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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 토론] '경유 택시' 도입 바람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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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택시시장에 경유택시 도입 여부를 놓고 정부 부처 간은 물론, 학계와 환경단체 택시업계에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유택시 도입 논의는 경유 승용차가 시판되기 시작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세먼지 배출, 온실가스 등 대기오염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다 본격적인 공방전으로 비화한 것은 지난해 말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관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로 경유택시 도입이 결정되면서다.

정부는 경유택시가 도입되면 내년 9월부터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강화한 유로6 기준 경유택시(연간 최대 1만대)에 L당 345원의 유가 보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운행 택시는 총 25만대, 연평균 4만대가량이 교체되는 것을 감안하면 4대 중 1대꼴로 지원하는 셈이다.

경유택시 도입을 반대하는 측은 대기오염 심화로 인한 국민 건강 피해를 주장한다. 또 대기오염과 사회적 비용을 늘릴 것이 뻔한 경유택시에 유가보조금을 주는 것은 혈세 낭비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경유택시를 도입해야 한다는 측은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킨다는 환경부의 조사 자체가 잘못됐다는 반론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은 경유차가 아닌 타이어 마모가 주범으로, 반대 측의 논리대로라면 전기차도 대기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반박한다. 이번주 맞짱토론에서는 경유택시 도입 여부를 놓고 정동수 창원대 기계공학부 교수와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이 지상 논쟁을 벌였다.

찬성 공해 주범 지목은 '침소봉대'…경유차도 시장경쟁 기회줘야

타이어 마모로 인한 미세먼지 배출이 200배 많아

10 여년 전만 하더라도 경유차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 등의 문제로 천덕꾸러기 신세였으나 경유 품질 향상과 엔진 기술의 발전, 배기 후처리장치 개발로 유로5급 경유차는 ‘클린디젤’로 불리게 됐다. 유로6 환경기준 시대를 맞이하면서 경유차의 환경성이 거의 무공해 수준에 근접했다.

서울시 미세먼지 발생의 60% 이상이 경유차에서 발생한다는 환경부의 주장은 2001년 환경과학원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도로 먼지 중 85%는 도로에 쌓여 있다 차량통행으로 날리는 먼지이고 경유차로 인한 직접원인은 9.7% 정도다.

하지만 환경부는 도로 먼지 중 황사 등 출처가 모호한 부분을 제외하면 경유차로 인한 원인이 60% 이상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는 2008년 감사원에서 시정하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환경부는 계속 시간을 끌고 있다.

2006 년 환경부 용역으로 대기환경학회가 발표한 연구결과에서도 경유차에 의한 서울시 미세먼지 발생원인이 10% 미만이므로, 향후 유로6급 경유차로 모두 대체되면 약 5%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또한 환경부 자료를 근거로 한 결과다.

2013 년 환경부는 자동차 타이어 마모로 인한 분진이 경유차의 배출 미세먼지보다 200배 많다고 발표했다. 타이어 마모 분진 중 80% 정도가 굵은 먼지라 해도 경유차에 비해 약 40배가 많아 도심지 미세먼지의 주범이 타이어 마모로 인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전기자동차도 미세먼지 발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경유엔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발암물질 1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는 환경규제가 취약한 밀폐된 탄광용 경유엔진의 유해성을 경고한 것으로, 방사능이 인체에 매우 위험하지만 극미량인 엑스레이는 문제가 안 되는 것처럼 유로6급 경유택시도 미세먼지 배출이 극미량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2010년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보면 일반 미세먼지의 배출량은 LPG차와 경유차의 차이가 없고, 폐암의 원인이 되는 초미세먼지는 LPG차가 더 많이 배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LPG차에 대해 미세먼지 측정도 하지 않은 채 미세먼지 배출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8년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며 대기오염을 우려해 경유차 운행을 통제했으나 실효성이 없자 경유차보다는 식당 주방이나 건물의 보일러 등을 주범으로 지목했다.


우리나라도 택시는 30년, 시내버스는 10년 이상 경유차가 없었는데도 질소산화물의 감소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경유차가 대기오염 주범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택시연료 다변화 추진계획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국내 시내버스와 택시 시장에 환경성이 우수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경유차가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소비자가 시장에서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그 동안 환경부의 국내 경유차 폐쇄 정책으로 이미 수입 경유승용차에 안방을 내주었고,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유럽 등 세계 경유차 시장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경유택시를 편견 없이 허용해야 한다.

반대 오염물질 배출 LPG의 30배…유가보조금 주는 건 혈세 낭비

유지비도 LPG보다 12% 더 들어 … 수익성 ‘역주행’

정부가 국민 건강 피해를 가중시키고 혈세 낭비가 우려되는 경유택시 도입을 결정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유택시 도입은 경유 승용차 시판이 허용된 2005년 이후 여러 차례 사회적 논의가 이뤄졌다. 그때마다 대기오염 심화로 인한 국민 건강 피해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그런데도 정부가 경유택시 도입을 강행한 것은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일방적 조치라고밖에 할 수 없다.

자동차업체들은 최근 ‘클린디젤’을 내세우며 경유 승용차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디젤 배기가스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블랙카본 등 오염물질이 다른 연료에 비해 많이 포함돼 있다.

최근 환경부가 자동차부품연구원에 의뢰한 ‘경유택시 배출가스 관리방안 연구’에 따르면 경유택시가 환경성, 수익성, 경제성이 모두 결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의 운행상태를 고려한 비교실험에서 경유차량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LPG차량보다 9~30배 많아 환경비용이 4배 정도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유지비용도 경유차량이 LPG차량보다 12%가량 높아 택시업계의 수익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

경유택시에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불합리하다. 현재 경유 버스와 화물차에 지급하는 유가보조금은 제2차 에너지세제 개편 당시 휘발유 가격의 56%에 불과하던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의 85%로 대폭 인상하면서 한시적으로 일정액을 보전해주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대기오염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늘어날 것이 뻔한 경유택시에 유가보조금을 주는 것은 제도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한마디로 혈세 낭비가 아닐 수 없다.

택시 운행여건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 등 수도권 택시는 전체 택시의 37%인 12만1000여대에 이르고, 평균 연간 주행거리는 일반 승용차의 8~10배인 13만㎞에 이른다. 정부는 수도권 대기질(大氣質) 개선을 위해 지난 10년 동안 수조원을 쏟아부었다. 미세먼지 오염도는 개선됐지만 질소산화물은 정부의 목표치(22ppb)에 여전히 못 미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행거리가 길 뿐 아니라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경유택시가 도입되면 그동안의 대기질 개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택시노조도 경유택시 도입에 반대한다. 1년만 운행해도 자동차제조사의 배출가스 보증거리(16만㎞)를 초과할 수 있어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고장나면 수백만원의 수리비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택시운전자에겐 득이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1년이면 배출가스 보증거리를 초과하는 택시를 5년 가까이 운행할 경우 국민 건강도 장담할 수 없다.

한편 우리보다 먼저 경유택시를 도입한 유럽의 일부 택시업체들이 아예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떼어내고 운행하거나 차량의 배출가스 상태를 알려주는 장치(OBD)를 조작해 운행한 사례가 보고되는 등 사후관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결국 경유택시 도입은 국민의 건강 피해뿐만 아니라 택시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사납금 인상, 배출가스 관리를 위한 지원비용 및 행정비용 증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해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 일반 국민, 택시업계, 운수 노동자, 정부 어디에도 좋을 것이 없는 경유택시 도입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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