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대 배치 이후 19일 만에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던 이등병이 1년 7개월 만에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았다. 그리곤 선임병들이 자신을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며 가혹행위를 폭로했다. 영원히 덮힐 것 같던 진실이 깨어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KBS '시사기획 창'은 지난 10일 구상훈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앞서 구 씨는 지난 2012년 2월 육군 15사단에 자대배치를 받았으나 19일 만에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당시 군은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다'고 보고했으나 구 씨의 가족들은 뒤통수에 있는 상처를 증거로 구타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욕창이라는 설명이었다.
식물인간이 되어 병상에 누워있던 구 씨는 지난해 9월 1년 7개월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빠른 회복력을 보이며 올해 9월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가 됐다. 말을 되찾은 구 씨는 충격적인 증언을 쏟아냈다. 자신이 선임병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구 씨는 "선임병 7명이 생활관과 떨어진 창고 뒤쪽으로 불러내 각목으로 머리를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신을 폭행한 선임병들의 이름까지 기억해내며 신빙성을 더했다.
구 씨의 가족들은 이를 근거로 군이 구타 사건을 은폐하고 사고처리 했다며 형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1일 육군 최용한 공보과장은 브리핑을 통해 "병역 의무를 수행하던 중 지난 2012년 2월 18일 뇌출혈로 쓰러진 구 이병이 최근 의식을 회복한 것에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재수사를 통해 가족들이 주장하는 구타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 이병의 의식이 돌아오면서 구 이병과 가족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만큼 육군은 정부 관계 기관, 민간 수사 기관 등과 공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 씨에게 지목된 선임병들은 폭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이들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구타나 가혹 행위를 본 적도 없고 한 적도 없다"며 구 씨를 상대로 무고죄 맞고소를 고려 중이라 밝혔다.
한편 윤 일병 사건과 임 병장 총기 난사사건 등 내무 부조리에 의한 군 사고가 끊이질 않자 누리꾼들도 군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식물인간이 된 이등병이 깨어나서 말해야만 진실이 밝혀지는 게 군입니까", "식물인간 이등병도, 윤 일병도 너무 안타깝습니다.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 "군에 간 내 아들이 식물인간이 되어 돌아온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주세요" 등의 성난 반응을 보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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