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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은정 그리고 14년간의 경험이 집약된 ‘이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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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민 기자] 다른 사람들은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스타들을 코앞에서 대면한다. 그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마법 같은 변신에 스타들도, 대중들도 환호할 수밖에 없다.

10월의 어느 날 화려한 메이크업의 세계에서 14년째 고군분투하고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은정씨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을 전문적으로 케어하는 ‘이지스토리’ 대표로 재직 중이다.
 
박은정 대표는 아티스트인 만큼 지금껏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때보다는 움직이는 때가 훨씬 많았다. 분주한 촬영 현장에서 배우보다 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이기에 고달픈 적도 있었지만 일에 대한 애정 때문에 14년 동안 브러시를 놓을 수가 없었다.

박 대표는 “그저 메이크업 자체가 너무 좋았다”고 말한다. 사회를 경험하기에는 조금은 이른 스무 살, 청담동에 있는 숍에서 메이크업을 시작하게 된 그는 기본적인 메이크업을 시작으로 고난도의 특수 분장까지 차근차근 배우며 커리어를 쌓았다.

“메이크업을 배우다 보니 얼굴 윤곽이나 특수 분장 쪽에도 관심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방송국에서 분장팀으로 활동했었어요. 드라마 ‘꽃보다 남자’, ‘무사 백동수’, ‘성균관 스캔들’을 거치면서 현장감을 익힐 수 있었죠. 작품의 인기가 많은 만큼 현장에서도 정말 힘들게 일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멋지고 프로페셔널한 면도 있었지만 그 화려한 면을 위해서 끊임없이 고군분투해야 했다. 우아하게 물위를 거니는 백조도 사실은 물속에서 끊임없이 발장구를 치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메이크업이 좋았던 탓도 있었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화려한 모습만을 상상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해보니 밤샘 작업을 해야 하는 날도 많고 주말도 없이 일을 해야 하더라구요. 새벽 3~4시 출근에 정확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어요. 월화 드라마의 경우 화요일 아침까지 드라마를 찍으니까 배우들도 스텝들도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20대 때 기억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일하고 숍에서 메이크업하고의 반복이었네요. 제 인생에서 주말과 휴가는 꿈같은 일이었죠”

힘든 환경 속에서도 10년 이상 박대표를 버티게 한 건 무엇이었을까. 메이크업에 대한 애정도 있었겠지만 남들은 멀리서 볼 수 있는 배우들을 직접 케어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작은 일상이었지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찾아주는 이가 바로 박은정 대표였다.

“그 뿐만이 아니죠. 그렇게 힘들게 촬영을 진행하더라도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 좋으면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어요. 특히 제가 했던 메이크업이 뷰티 커뮤니티에서 이슈로 떠오르거나 관심도가 높아지면 정말 보람 있었죠”


그렇게 20대를 보낸 것을 후회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대표는 고개를 젓는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과거를 돌아보니 그만큼 힘든 시기를 겼었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모습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소탈하게 웃는다. 그리고 그렇게 쌓아온 무수한 경험 덕분에 현재 브로이더베스트와 손을 잡을 수 있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굉장히 많아요. 저 또한 프리랜서 시절을 거쳤구요. 그런데 아티스트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회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까지 제가 일했던 열악한 환경보다는 더 나은 환경에서 후배 아티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주고 싶은 마음에 브로이더베스트의 정상훈 대표를 만나 계열사를 만들면서 손을 잡게 됐죠”

이지스토리는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채용하여 드라마, 영화 제작 현장 뿐만 아니라 기타 방송, 일반인 메이크업, 웨딩 등 헤어, 메이크업이 필요한 곳으로 아티스트를 지원해주는 서포포트 하는 기업이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폭넓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박 대표가 직원을 뽑는 기준은 무엇일까. 14년간의 노하우가 쌓이고 쌓인 박대표의 심사 기준은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이나 경험치가 아니었다. 그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실력은 얼마든지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기에 일에 임하고자 하는 본인들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는 직원들의 ‘생각’에 관심이 많아요. 아티스트들은 생각이 많고 감성이 풍부하거든요. 그래서 직원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회의를 통해 늘 들으려고 노력해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편이에요. 특히 작품 하나를 맡으면 준비기간 한 달을 포함해 서너 달을 한 작품에 올인해야 하는데 그때에도 수시로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회의를 거쳐 모자란 점을 보완하고 있어요”


회사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이미지 보다는 어엿한 대표님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보다 큰 회사를 만들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1세대들이 펼치지 못한 꿈을 펼치고 싶다는 박대표의 말에서 묵직한 힘이 느껴진다. 롤모델에 관한 질문에 박대표는 조금은 의외의 인물을 꼽았다.

“제가 경영을 하다 보니 롤모델도 바뀌더라구요. 저는 YG엔터테인먼트 대표님을 가장 존경해요. 아티스트들이 본인 스스로 그 끼를 발산하게끔 회사 분위기를 잘 조성해주시더라구요. 우리 회사 또한 그렇게 경영하고 싶어요. 그저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입고 어떻게 메이크업을 하는지 봐야 더 많이 배울 수 있거든요. 잡지책이나 인터넷만 뒤지는 건 시선을 넓어지는 데에 한계가 있어요. 특히나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활동량도 풍성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생각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박 대표가 그리는 미래의 이지스토리는 어떻게 보면 간단하지만 쉽게 지향할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아티스트다운 아티스트를 길러내는 것. 그리고 그들이 아티스트답게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박대표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작품 속 스크린에 ‘이지스토리’와 ‘박은정’ 그리고 직원들의 이름이 당당히 오를 그날을 꿈꾼다.
(사진제공: w스타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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