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세계 최대 중국 건설시장의 빗장이 열리게 됐다. 그러나 높아진 인건비와 문화적 차이 등을 고려할 때 한국 건설사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중FTA 타결로 국내 건설사들이 중국 건설업 면허 발급 때 국내와 제3국에서 쌓은 시공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중국은 지금까지 중국 내 실적만을 기준으로 면허를 발급해 왔다. 이 때문에 글로벌 건설사도 중국 내 실적이 미미할 경우 큰 공사을 할 수 없었다.
중국 건설 관련 면허는 특급과 1~3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국내 건설사 중 삼성물산이 중국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2급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지 법인을 세우고 본격 중국에 진출한 포스코는 일반건축공정 시공 1급 면허와 강구조공정 시공 2급, 화공석유공정 시공 2급 면허를 갖고 있다.
업계는 이번 FTA타결로 중국 건설시장 진출의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한다. 신삼섭 해외건설협회 지역1실장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건설시장인 데다 고속철도 등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FTA 타결로 중국 시장 진출 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건설사의 원가 경쟁력이 높고 법규 등 비관세 장벽이 존재해 단기간에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중국은 공공발주 공사를 외국에 개방하지 않아 이번 FTA로 국내 건설사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도 적지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협정 중 일부만 가입해 공공발주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다”며 “이번 협상에서도 공공발주 분야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건설업계가 제주 등 국내 건설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중국 시공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가 부산 해운대에서 초고층 아파트를 짓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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