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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주 기자 ] SK네트웍스의 여성복 브랜드 오즈세컨은 세계적인 명품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미국의 바니스뉴욕과 니만 마커스, 버그도프 굿맨, 영국의 하비 니콜스, 일본의 이세탄 등에 들어가 있다. 이 명단에 이달 중순부터 프랑스 3대 백화점 중 한 곳인 봉마르셰가 추가된다. 오즈세컨은 알렉산더 왕, 아크네 스튜디오 등 해외 신흥 명품 브랜드들이 있는 봉마르셰의 여성복 편집매장 ‘뉴에이지 오브 컨템포러리 섹션’에 입점한다.
토종 여성복 브랜드가 봉마르셰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즈세컨은 2011년 바니스뉴욕, 지난해 12월 롯데·신라면세점 본점에 토종 여성복 최초로 입점했다. 이경수 SK네트웍스 패션본부 상무를 최근 서울 성내동 사옥에서 만나 성공 비결을 물어봤다.
오즈세컨 창립 멤버인 이 상무는 오즈세컨, 오브제, 루즈앤라운지 등 국내외에서 호평받는 SK네트웍스의 토종 브랜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중 오즈세컨에서는 마케팅 방향과 디자인 주제를 아우르는 수석 디자이너(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도 겸하고 있다.
“봉마르셰는 유럽에서 제일 중요한 백화점 중 한 곳입니다. 미국 바이어들은 상업적인 면을 중시하는 반면 유럽 바이어들은 브랜드의 정체성, 창의성을 꼼꼼하게 따지는데 오즈세컨은 그런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오즈세컨은 해외 명품 브랜드들처럼 봄·여름(S·S), 리조트(resort), 간절기(pre-fall), 가을·겨울(F·W) 등 4회에 걸쳐 제품을 발표한다. 봉마르셰에서는 ‘2015 리조트 컬렉션’ 제품부터 판매한다. 리조트 컬렉션이란 말 그대로 휴양지에서 입을 만한 제품인데 이번에는 유럽의 겨울 휴가철(12월~2015년 1월)에 맞춰 예년보다 조금 빨리 출시했다.
“보통 컬렉션 주제를 먼저 정한 뒤 그에 맞게 영감을 받기 위한 여행을 떠납니다. 간절기에는 옛 동독 지역을 재개발한 독일 베를린에 다녀왔어요. F·W 주제는 러시아 신흥 부호, 러시아 젊은 층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러시안 힙스터’였고요. 리조트 컬렉션은 모로코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유명 사진 작가의 작품을 응용해 풀어냈습니다.”
내년 봄·여름 컬렉션의 주제는 ‘파리와 바르셀로나’다. 프랑스 파리 뒷골목의 개성, 건축가 가우디의 도시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동시에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유통 방식별로 리테일(한국 중국 대만 등)과 홀세일(미국 영국 프랑스 등) 등 디자인을 두 개로 세분화해 권역별로 다른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리테일 디자인은 낭만적이면서도 여성스럽고(러블리 페미닌), 홀세일 디자인은 조금 더 세련되고 현대적(모던 컨템포러리)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만 사다리꼴처럼 밑으로 퍼지는 상하의, 일명 ‘A라인+A라인’, 하의는 딱 붙는 스키니로 상의는 사랑스러운 실루엣으로 마무리하는 게 오즈세컨의 양대 디자인 공식 중 하나입니다.”
오즈세컨은 디자이너 강진영·윤한희 부부가 운영하던 (주)오브제가 1997년 선보인 여성복 브랜드다. SK네트웍스가 2008년 인수한 뒤 지난해 매출 16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17년이 흘렀지만 디자이너의 감성에 팝적인 요소를 섞은 ‘팝 부티크’란 DNA는 변하지 않았어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메가 트렌드를 좇은 적도, 유행하는 소재를 활용한 적도 있지만 우리만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게 인기 요인입니다.”
파리·밀라노·뉴욕·런던 패션위크 등 대형 패션쇼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봤다. “캐릭터가 분명한 브랜드라 패션쇼에 대한 환상이 있긴 합니다. 패션쇼를 하면 아무래도 영역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염두에 두곤 있습니다. 핸드백 주얼리 등도 일부 제품이 있긴 하지만 아직 별도의 라인이 없어요. 의류 외 라인으로 확장할 경우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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