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창간 50주년 글로벌 인재포럼 2014
아델 파케이흐 사우디 노동부 장관
좋은 일자리 공급하려 기술·직업훈련원 등 운영
바람직한 인재 조건은 오뚝이 정신과 겸손
[ 강현우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제1회 ‘인재와 다양성 리더십 포럼’을 개최했다. ‘글로벌 인재포럼’처럼 전 세계 인재 육성 분야의 석학과 정부 정책 입안자 등이 한데 모여 인재 육성을 논하는 자리였다. 오는 12월 2회 포럼이 열린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웃 나라인 카타르도 2009년부터 ‘세계 교육 혁신 포럼(WISE)’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3위인 카타르에 이어 석유 매장량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인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노동부는 고용·노동 정책을 총괄한다. 동시에 인재개발펀드, 기술·직업훈련원 등을 운영하며 국가 인재 개발에도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아델 파케이흐 노동부 장관(사진)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청년들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 편한 직장에만 가려고 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자원 부국(富國)이라 해도 일자리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직업능력교육을 실시해 적합한 직업을 찾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파케이흐 장관은 또 “세상이 점점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필요해지고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한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 할 수 있다는 정신, 겸손한 자세를 갖춘 인재가 우리 시대의 인재상”이라며 “그런 인재가 신뢰와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케이흐 장관은 내달 4~6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4’에 참석해 5일 기조세션Ⅲ ‘청년창업과 일자리’의 발표자로 나선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청년 실업 해소, 여성을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등 고용률 제고 정책에 대해 대담도 할 예정이다. 다음은 파케이흐 장관과의 일문일답.
▷‘글로벌 인재포럼 2014’의 주제는 신뢰와 통합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일터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 내 소통과 조직 간 협업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소통과 협업은 신뢰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 지금 시점에서 다뤄야 할 바람직한 주제다.”
▷바람직한 인재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 보나.
“비판적인 사고력과 실패에서 빨리 회복하는 탄력성을 가져야 한다. 평생 배우겠다는 의지도 중요하다. 이런 덕목을 갖추려면 할 수 있다는 정신과 겸손한 자세가 필수다.”
▷사우디아라비아 고용 정책의 핵심은.
“그동안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돕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노력해 왔다. 최근에는 일할 수 있는 인력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주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일자리가 사회안전망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청년과 실업자를 위한 별도의 구직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성 고용 상황은 어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80%가 대학 졸업자다. 그러나 작년 기준 여성 실업률이 36%에 달한다. 정부가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교육 정책을 폈지만 실제 일터에선 아직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소중한 자원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여성이 직장에서 남성과 동등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 고용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사우디아라비아 직업훈련의 방향은.
“청년들의 취업 기피로 인력이 부족한 분야는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숙련된 기술자를 길러낼 때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청년들이 세계 어느 대학에서도 공부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전통적인 고등교육뿐 아니라 직업교육에도 비슷한 수준의 지원을 하려고 한다.”
▷대학 교육의 중요한 과제는.
“킹압둘라대(KAUST)는 중동의 MIT(매사추세츠공과대)라 불릴 정도로 교육 수준이 높다. 적극적인 투자로 세계 명문 대학의 시스템과 인력을 유치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확보한 자원을 우리 사정에 맞게 최적화하는 것이다.”
▷장관이 다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인간은 서로 다른 인종과 민족, 성별 등과 함께 일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다. 날마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이 나타나는 세상에서 적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고용률 향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노동장관회의에서 한국의 정책을 유심히 지켜봤다. 배울 점이 아주 많았다. 일자리가 복지의 중심이라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청년을 위한 일·학습병행제나 여성을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인재 개발과 경제 발전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보나.
“경제가 발전하려면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계속 공급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환경을 해치는 무분별한 개발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중동 지역의 잠재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인재를 끌어모으기 쉽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의 과제는 몰려드는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인재와 지식이 ‘우리 국민의 것’이 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잠재력을 현실로 만드는 길이다.”
■ 아델 파케이흐 장관은
△1980년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아지즈대 산업공학 학사 △1980~1983년, 1990~2005년 식품업체 사볼라그룹 근무 △2005~2010년 상업도시 지다 시장 △2010년 노동부 장관 △2014년 보건부 장관(겸임) △국영 알자지라 은행, 전기위원회, 관광위원회, 지다 상공회의소 이사 겸직 중
11월 4~6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참가문의 02-6959-1323
www.ghrforum.org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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