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장만 늘린 줄 알았더니…
현대·기아車, 자국내 생산 글로벌 1위 도요타 추월
도요타가 물량 해외로 돌릴 때 현대車는 고용 확대 계속
생산 격차 올해 30만대 예상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 커…국내경기 부양에 기여 톡톡
[ 강현우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일각에서 ‘해외 생산공장만 늘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일본 도요타와 비교할 때 오히려 자국 내 생산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생산에서 자국 내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기준 45.6%로, 도요타의 33.6%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앞선다.
세계 1위 메이커인 도요타가 시장 확대 및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일본 생산물량을 해외로 돌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세계 5위인 현대·기아차는 국내 공장 생산량을 꾸준히 유지해온 덕분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 대수는 344만9590대로, 도요타가 일본 공장에서 생산한 335만6899대를 9만2691대 차이로 앞섰다. 올 들어 8월까지도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량은 241만9355대로, 도요타의 일본 생산량(220만4319대)보다 21만5036대 많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시장 확대를 위해 해외 공장 물량을 많이 늘렸지만 국내 공장 생산량도 유지한 반면, 도요타는 생산물량을 상당 부분 해외로 돌리면서 일본 내 생산이 줄어든 모양새”라며 “앞으로 자국 내 생산에선 격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일본 내 생산은 2007년 423만대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도요타는 2007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규모 리콜사태, 동일본 대지진과 엔고 등을 겪으며 생산기지를 해외로 빠르게 옮겼다. 그 결과 일본 내 생산량은 지난해 335만대까지 떨어졌다. 도요타의 지난해 글로벌 생산량 998만대의 33.6%에 불과하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2000년 299만대이던 국내 공장 생산량을 2011년 347만대까지 늘렸다. 이후에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자국 내 생산량(344만9590대)에서 도요타를 넘어섰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량(755만대)의 45.6%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도요타와의 자국 내 생산량 역전은 현대·기아차가 2000년 이후 고용과 투자를 꾸준히 늘리며 생산성을 높여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는 고용과 세수, 전후방산업과의 연관 효과가 큰 산업”이라며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공장 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및 연관 부품산업의 국가경제 기여도는 2011년을 기준으로 전체 생산액(1502조4000억원)의 11.4%(170조8000억원), 부가가치 생산액(480조2000억원)의 10.6%(50조7000억원), 내국세(238조원)의 16.0%(38조2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또 2012년 기준으로 전체 수출액(5481억달러)의 13.1%(718억2000만달러)를 차지했고, 전체 고용인원의 7.3%인 175만명이 직간접적으로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역시 2008년 5340명이던 채용인원을 지난해 8500명까지 늘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공장 증설과 별개로 국내 공장의 가동 효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고용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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