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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슬로우 비디오’ 차태현 “지인들의 격한 호평, 낯설고 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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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진 기자] ‘복면달호’ ‘바보’ ‘챔프’ ‘헬로우 고스트’ 그리고 ‘슬로우 비디오’까지. 변화의 보폭이 너무 작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휴먼 코미디 영화 연기에 도가 튼 차태현이라지만 지금껏 연기해 온 캐릭터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 여장부라는 인물을 얼마나 분별력 있게 소화해낼는지. 사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개봉 11일 만에 100만 돌파. ‘슬로우 비디오’를 만난 그는 또 하나의 시험을 무사히 통과해낸 듯하다.

“기대요?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지 않을까요”라며 주저 없이 대답하는 차태현의 자신감이 멋들어져 보인다. 애초에 감독이 차태현 배우를 염두하고 시나리오를 쓴 것 같다고 하니 “안 물어봐서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김영탁 감독이 누구를 염두하고 작품을 쓰는 사람은 아닐 거다”라고 확신했다.

영화 ‘슬로우 비디오’(감독 김영탁) 개봉 전 만난 차태현은 주변 지인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표현들이 격했다”면서 “이런 반응 처음”이라고 어색해 했다. 그리 말한 차태현이 ‘슬로우 비디오’에서 연기한 여장부를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 ‘바보’의 승룡이와 함께 ‘톱3 캐릭터’로 견주는 것을 보니 내심 거는 기대가 남달랐으리라 짐작이 갔다.

“칭찬 어색, 가장 듣기 좋았던 말은···”


눈물을 훔쳤다는 이, 격하게 감탄하는 동료, “감독이 천재 아니냐?”고 물었던 친구, “네가 연기한 것 중에 제일 좋았다”는 등. 각양각색 평가에 차태현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단다.

그렇다면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재미가 유난스러웠던 주변 반응과 비례했을까. 차태현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봤어요. 특히 스크린을 통해 공을 던지고 받는 설정, 백구 아빠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 아들을 구하러 나왔던 대목에서 빵 터졌죠. 와이프나 매니저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는데 ‘너 어차피 할 거 아니냐’고 묻더라고요. 그렇죠”

“네가 왜 했는지 알겠다”라는 말은 우려를 표했던 이들로부터 들은, 가장 듣기 좋았던 칭찬이었다. 그러면서 차태현은 자신에게 돌아온 칭찬을 ‘헬로우 고스트’에 이어 자신과 두 번째 작품을 한 김영탁 감독과 함께 나눴다.

“‘빙의’ ‘동체시력’ 같은 쉽지 않은 소재를 재밌게 주물러 내는 걸 보며 그리고 일본영화 중에서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들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그 분의 코드를 이해했죠. 담백하고, 건조한 사람이에요. ‘슬로우 비디오’를 보고 ‘탁 감독님 실력 많이 늘었네’라고 생각했고요. 장부보다 김 감독의 성장기 같던데요”

“멜로 연기가 하고팠다, 이만하면 된 것 같다”


‘슬로우 비디오’가 멜로와 코미디라는 두 장르를 모았다는 것은 차태현이 이 영화에 욕심을 낸 이유기도 하다. 결혼하고 난 뒤에는 멜로 작품에 큰 뜻을 두지 않았다는 그는 문득 한 작품 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했다.

이 작품을 통해 차태현와 남상미가 맞춘 로맨스 호흡이 가슴 절절한 연기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녔으나 이만하면 “그간의 갈증을 풀었다”고 얘기 했을 만큼 딱 적당한 깊이였고 분량이었다. 마흔의 나이를 앞둔 그가 으레 그리 생각했을 거라 짐작해 ‘인간중독’의 송승헌이나 ‘마담뺑덕’의 정우성처럼 파격 변신을 꿈꿔봤을 듯하다고 물으니 손사레부터 친다.

“멜로 작품을 보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공감이 잘 안 되더라고요. 애가 셋이 있어서 그런가. 하고팠던 만큼 멜로 연기는 충분히 즐긴 것 같아요”

시각 연기는 첫 경험이 아니다. 영화 ‘챔프’에서 한 차례 선뵌 적 있지만 러닝 타임 80%의 분량 동안 앞을 보지 못하는 설정은 복잡하고 난해했을 터다. “준비가 많이 필요 했겠다”고 묻자 그럴 것도 없었단다. “눈을 다 가리니 시선처리를 할 필요도 없고. 연기로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다만 장부가 달리기를 하면 어지러움을 느껴 쓰러지는 설정은 가장 고민스러운 지점이었다. “사실 동체시력이라는 소재만 따고 어지러워 넘어지는 건 설정이에요. 어떤 한 프로그램에서 실제 중심을 잡지 못하는 분의 사연을 접한 적이 있거든요. 여장부와 비교하면 그 정도도 훨씬 심했고, 병의 심각성을 알리려면, ‘제대로 넘어지고 연기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죠”

혹자는 차태현이 한정된 연기 틀 안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하나 ‘슬로우 비디오’를 통해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줬단 건, 차태현 표 코미디 연기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고, 그가 배우로서 굳건한 브랜드 파워를 지니게 됐음을 뜻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래서 믿고 보는 배우 차태현에게 거는 기대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거고.

“배우로서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있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때 도전하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주연배우, 스타가 되고자 했던 게 꿈이었다면 전 다 이룬 거죠. 앞으로 제가 더 이룰 게 있나 싶다가도 아이들이 스무 살 쯤 성장해 아빠인 저를 봤을 때 배우로 바쁘게 살아온 흔적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예능 출연도 하는 거고, ‘엽기적인 두 번째 그녀’를 통해 글로벌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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