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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용자에 머리 숙인' 다음카카오…감청 영장 불응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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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검열 논란에 이석우 대표 긴급 기자회견 자청 사죄
"당국 감청 영장 응하지 않겠다…프라이버시 최우선" 개선책 발표
공권력 침해 우려에 "대표로서 책임지겠다" 비장한 각오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소속 인기협 차원 공동 대응 시사




[ 김민성 기자 ]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다음카카오 사용자의 대화 내역에 대한 당국의 감청 영장 행사에 대해 앞으로 응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검열 논란으로 사용자 이탈 등 홍역을 치른 카카오톡 서비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향후 프라이버시를 최우선하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고객 이탈을 막고, 사용자 불만과 대외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해 초강수를 뒀다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13일 오후 6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 프라이버시를 최우선하는 정책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이 같은 정책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먼저 카카오톡 사용자에게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간 보안을 철처히 하고, 관련 법 제도를 지키는 것 만으로 사용자들을 지키고 있다고 안이하게 생각했다"며 "불안해하는 사용자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기 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카카오톡 내 프라이버시 기능 강화 발표를 한 데서 더 나아가 닷새만에 회사 대표가 직접 사용자들에게 사죄을 뜻을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이어 당국의 대화내용 감청 영장에 앞으로 응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 대표는 먼저 "감청 영장에 대해 지난 7일부터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검찰·법원 등 사법당국에 요청에 따라 개인 카카오톡 대화내용 등을 제공해온 기존 업무 방식을 중단하겠다는 뜻이었다. 사용자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은 당국 영장 집행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정보 제공을 최소화는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다만 "불가피하게 영장이 집행될 경우 사용자의 최 정보가 제공되도록 정보보호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검증 받겠다"며 "영장 칩행 이후 해당 이용자에게 제공 정보를 통지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기 위해 유관기관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감청 영장 외 실정법에 근거한 당국의 정보 열람 영장 집행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정부수사기관의 카카오톡 사용자 정보 요청에 대한 요청 건수를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첫 리포트는 올 연말 발행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감청 영장 전면 거부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그간 감청 영장 해당 메시지를 3~7일치 모아 제공해왔고, 그게 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왔다"며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사용자의 준엄한 꾸짖음을 들으며 반영하게됐고, 고심 끝에 법적 처벌이 따르더라도 더이상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감청 영장 집행 거부가 공무집행방해 등 실정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실정법 위반이라고 한다면 대표이사인 제가 최종 결정을 했기 때문에 그 벌은 제가 받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성명을 사전에 당국과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사법당국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률 관련 규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보다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호 또 향후 어떤 정보르들을 제공하지 않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서비스 제공자로서) 더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카카오 뿐만 아니라 네이버, 구글코리아 등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소속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가 협회 차원의 공동 대응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인기협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법적 문제와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 등을 함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저희도 속해있는 인기협에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혜로운 해결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톡 서비스사인 다음카카오 뿐만 아니라 라인, 밴드 등 유사 성격의 메신저를 운영 중인 네이버와 구글 코리아 등도 당국의 감청 영장 등에 공동 불응하는 입장 표명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다음카카오의 긴급 성명 발표는 카카오톡에 대한 검열 이슈가 '사이버 망명'으로 번지는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비밀 대화 및 보안 기능을 자랑하는 독일산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국내 이용자가 이탈한데 따른 것이다. 텔레그렘에 따르면 지난 한주 동안 150만 한국인 사용자가 새로 서비스에 가입했다. 텔레그램은 인기 여세를 몰아 지난 7일부터 한국어를 공식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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