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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얇아졌는데 씀씀이 늘릴까…삼성전자, 배당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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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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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민경 기자 ]

    삼성전자가 3년 만에 4조원대 영업이익에 머물러 본격적인 실적 하강 국면에 접어들자 투자업계 관심이 이익 하락 속에서도 배당을 늘릴 수 있을 지에 쏠리고 있다.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따라 '배당'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더 많은 돈을 풀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최근 실적 부진과 앞서 발표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 등을 감안할 때 배당 확대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 3분기 영업익 3년 만에 4조원대로 뒷걸음질

    7일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어든 것으로, 특히 영업이익은 2011년 3분기(4조3300억원) 이후 3년 만에 4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올해 초까지 매 분기 실적 고공행진을 해온 삼성전자의 이같은 갑작스런 실적 악화는 주력인 스마트폰(IM) 사업의 이익이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실적의 60% 이상을 책임져온 IM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영업이익이 6조 원대에서 지난 2분기 4조 중반대로 떨어졌고 3분기엔 2조 초반까지 하락한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 부진에 따라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패널(DP) 사업과 시스템반도체(시스템LSI) 사업도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부문은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등 업황 호조로 2조 중후반 영업이익을 기록해 IM의 이익 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업계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와 이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4분기에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4조 원 중반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제품 라인업의 전면 교체가 완료되는 연말까지는 4조원 내외 영업이익이 지속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물량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가 회복되는 내년 1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실적 부진+ 대규모 투자 발표…배당 제자리 가능성

    이익 하락이 본격화되자 삼성전자의 연말 배당 확대 가능성도 낮아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최근 실적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 속에서도 투자업계가 희망을 가지고 바라본 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친화정책 가능성이다.

    앞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중간배당을 예년과 같은 500원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밝힌 뒤에도 연말 배당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계속됐다.

    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를 통해 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방침을 밝힌 것도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은 2분기 말 기준 60조663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날 실적 부진을 확인한 것과 더불어 지난 6일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15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배당 대신 투자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해졌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는 "앞서 현대차의 경우에도 한전 부지 매입 승부수를 통해 배당보다는 투자 쪽에 초점을 맞췄다"며 "삼성전자 역시 쌓아놓은 현금을 주주들에게 풀기보단 투자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 배당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은 계속 안좋아지고 있는데다 대규모 투자계획까지 밝힌만큼 올해 연말 배당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오너 일가의 지분을 늘린 후에야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배당 확대보다는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가치제고에 나설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이와 달리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삼성전자가 계획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그간의 자세를 봤을 때 영업이익이 줄더라도 배당을 소폭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주당 5500원을 배당한데 이어 2012년에도 8000원으로 보수적인 배당 정책을 고수했다.

    지난해 중간배당 500원을 포함해 연간 1만4300원으로 배당을 늘리면서 투자업계 일각에선 올해 1만8000원 수준의 배당이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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