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석 기자 ]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조선사들이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조선·해운시장 불황으로 컨테이너선 발주가 줄어들자 대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STX조선해양, 중국 어빅딩헝조선은 다국적 에너지기업 셸이 발주하는 6500t급 액화천연가스(LNG)벙커링 선박 1척을 놓고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이 선박은 해상에서 다른 선박에 LNG 연료를 공급하는 특수선박으로 이번 수주전의 승자는 향후 같은 크기의 선박 2척과 3000t급 선박 1척을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지난 7월 일본 해운사 NYK로부터 5100t급 LNG벙커링선 2척을 1억달러에 수주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올해 선박 수주량은 1250만CGT(수정 환산톤수)로 지난해 1840만CGT보다 32.1% 감소할 전망”이라며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조선사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선박 수주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사들은 쇄빙LNG선, 쇄빙유조선, 에탄운반선 등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월 최대 16척의 쇄빙LNG선을 공급하는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프로젝트는 시베리아 서쪽에 있는 야말 반도에서 총 1650만t 규모의 천연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러시아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쇄빙기능을 갖춘 유조선 3척과 인도 에너지기업인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즈로부터 8만8000t급 에탄운반선 6척을 각각 수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LNG운반선 외에 LNG벙커링, 에탄운반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앞으로 이 분야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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