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코스피지수가 엿새째 약세로 마감하며 1980선마저 내줬다.
외국인들이 3700억 원을 팔아치우며 국내 증시에서 짐을 싸자 지수가 힘없이 떨어졌다. 달러 강세 기조와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데다가 미국발 악재까지 덮치며 외국인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5.38포인트(0.77%) 떨어진1976.16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23일 이후 최저치다.
간밤 미국 증시는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1%대 낙폭을 나타냈다. 만족스럽지 못한 경제지표가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점차 낙폭을 키워나갔다. 장중 1966.17까지 미끄러졌지만 낙폭을 만회해 1970 중반대까지 올라섰다. 장중 기준으로 지수가 1970선을 밑돈 것은 지난 6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 두달 반 만에 2000선이 붕괴된 데 하루 만에 1980선 마저 무너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실장은 "달러 강세로 다른 통화가 위축되면서 특히 신흥국가 자금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며 "국내 주요기업의 3분기 실적 불안감에 홍콩 등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증시가 예상보다 더 내려앉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대거 매도에 나섰다. 운수장비를 중심으로 3698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올 3월 중순 4700억 원을 순매도한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대 매물을 쏟아낸 것이다. 운수장비에서만 1249억 원을 순매도해 이날 전체 매도 금액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992억 원, 2445억 원을 매수하며 외국인에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을 통해선 1116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차익거래가 735억 원, 비차익거래가 380억 원 매도 우위였다.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였다. 운수장비가 3% 이상 급락했고 건설(-2.51%), 비금속광물(-2.44%), 철강금속(-1.58%) 등의 하락세가 도드라졌다. 반면 의료정밀(2.61%), 금융(0.59%), 은행(2.14%), 증권(2.74%) 등은 강세를 보였다.
증권업종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주식시장활성화대책 발표 발언에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신 위원장은 경제활성화대책의 일환으로 준비하고 있는 주식시장활성화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하락세가 더 많았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전날보다 1만5000원(1.30%) 떨어진 114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는 엔저 영향에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차 주가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매입 이후 좀 처럼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엔화 약세 기조가 강해지면서 대표적 수출주인 현대차의 주가가 휘청거리고 있다.
포스코(-2.83%)와 네이버(-1.49%), 현대모비스(-4.80%) 등도 약세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445개 종목이 오르고, 385개 종목이 하락했다. 51개는 보합이다. 코스피 거래량은 3억1935만 주, 거래대금은 4조63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는 급락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보다 전날보다 2.85포인트(0.50%) 오른 569.84에 마감했다. 카카오톡의 '사이버 사찰' 논란에 휩싸인 다음은 4% 이상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0원 떨어진 106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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